리플(XRP)의 2월 급등세가 뚜렷한 꺾임세로 접어들고 있다. 당시 약 30조 원 규모의 자금 유입이 이뤄졌던 XRP는 단기간 투자자들의 강력한 매수세에 힘입어 실현 시가총액이 641억 달러(약 93조 6,000억 원)로 치솟았으나, 이후 추세는 급격히 식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온체인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월 XRP의 실현 시가총액은 한 달 새 301억 달러(약 44조 원)에서 641억 달러로 급등했다. 그러나 정작 XRP 가격은 그와 반대로 움직였다. 2월 초 3.03달러였던 가격은 말에는 2.14달러로 떨어져, 한 달 동안 29% 넘게 하락했다. 가격 상승 없이 유입이 집중됐다는 점에서 시장은 과열과 피로의 흔적을 드러낸 셈이다.
이러한 급등 뒤 급락 패턴은 대개 *단기 투자자*의 유입을 의미한다. 실현 시총 지표 역시 일부 연령대 주소들이 급격히 늘어난 점을 뒷받침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수치는 대다수가 빠르게 수익 실현을 시도한 소매 투자자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문제는 유입이 꺾인 뒤 XRP 시장 전반이 냉각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점이다. 3월에는 -2.52%의 등락률을 기록하며 약보합세를 나타냈고, 4월에는 지금까지 13% 이상 하락했다. 특히 4월 6일부터 8일 사이 16% 넘는 낙폭은 투자심리의 위축이 심각하다는 방증으로 읽힌다.
지난 몇 달간 수치만 보면 XRP는 1월에 +46%, 2월에 -29.3%, 3월에는 -2.52%라는 흐름을 따라왔다. 단기 상승세 이후 고점에 진입한 수많은 투자자들이 출구를 찾기 시작하면서 매수세가 극단적으로 약화된 것이다. 현 시점에서 XRP는 2.09달러 수준에서 추가 하락 압력을 받고 있으며, 다시금 상승세로 전환하려면 새로운 매수동력 확보가 필수적이다.
이번 사례는 암호화폐 시장이 얼마나 빠르게 *소매 투자자의 감정*에 휘둘리는지를 다시금 보여줬다. 대량 유입의 배경에는 뚜렷한 펀더멘털 강화보다는 기대감과 입소문이 우선됐고, 실질적인 유지동력 부재가 곧 투자금 이탈로 이어졌다. 향후 XRP가 반등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서는 기관의 전략적 접근이나, XRP 생태계 전반에 걸친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