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금융시장이 동시에 흔들리면서 암호화폐 시장 역시 급격한 하락세에 직면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의 주식, 원유, 금 등 자산군 전반에서 동시다발적인 매도세가 발생하면서, 투자자들이 안전 자산을 선호하던 기존 패턴이 무너지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번 혼란의 중심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인 *관세 정책*이 자리하고 있으며, 그 여파는 암호화폐 시장에도 냉정한 현실로 파고들었다.
최근 24시간 동안 암호화폐 시장은 평균 5.4% 하락하며 전면적인 매도 압력에 노출됐다. 비트코인(BTC)은 2.6%, 이더리움(ETH)은 6.5%, XRP는 2.0% 하락하는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솔라나(SOL), 도지코인(DOGE) 등 주요 알트코인도 일제히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투자 시장 전반에 퍼진 불안감이 반영된 모양새다.
기존 금융시장의 흐름 역시 예사롭지 않다. S&P500 지수가 하루 만에 4.03%, 나스닥100 지수가 5.23% 하락했다. 원유 시장 역시 빠르게 하락하며, WTI 유가가 이달 초 대비 18.76% 급락했다. 여기에 비교적 안전한 자산으로 여겨지던 금마저 2.48% 하락하며 전통적인 *리스크 회피 모델*이 작동하지 않는 양상을 보였다. 미디어 분석가 애덤 코베이시는 “투자자들은 패닉 상황에서 자산을 현금화하고 있다”며 “모든 자산이 동시에 붕괴되는 흔치 않은 상황”이라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강화 조치가 이러한 불균형의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는 경기침체 공포가 자산 매도 공황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암호화폐 투자자들에게도 직접적인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전체 암호화폐 시장의 시가총액은 장중 저점 이후 일부 회복세를 보이며 일말의 저항력을 보여주고 있다. 비트코인을 제외한 암호화폐 시장 규모는 $8758억(약 127조 8,300억 원)에서 $8844억(약 129조 1,200억 원)으로 증가했으며, 상위 10대 코인을 제외한 시장도 2.3% 확대되며 저가 매수세가 일부 유입된 정황을 남겼다.
시장 분석가들은 특정 투자자층이 이번 하락을 ‘기회’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평가한다. 특히 전통적 안전자산인 금까지 하락하는 국면에서는 암호화폐가 새로운 ‘디지털 피난처’로 기능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극단적인 공포 지표 수준과 시장의 높은 변동성을 고려할 때, 암호화폐가 향후 ‘위험 자산’으로 남을지, 혹은 진정한 대체 자산으로 자리매김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사안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