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 본사를 둔 GPU 클라우드 스타트업 넥스젠 클라우드(NexGen Cloud)가 최근 시리즈A 투자에서 4,500만 달러(약 648억 원)를 유치하며 유럽 AI 인프라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020년 설립된 이 기업은 처음에는 블록체인 인프라 제공에 집중했지만, 이후 방향을 AI로 전환하며 GPU-as-a-Service 모델을 구축해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넥스젠 클라우드는 자사 데이터센터 없이 기존 하이퍼스케일러로부터 GPU를 장기 임차해 고객에게 유연하게 제공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업들이 AI 학습 및 추론 작업을 *온디맨드* 방식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자사의 하이퍼스택(Hyperstack) 플랫폼을 통해 GPU 외에도 컨설팅, 서비스 설계 등 다양한 인프라 기능을 통합 제공하고 있다.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전략책임자(CSO)인 요울리안 자네브(Youlian Tzanev)는 최근 인터뷰에서 “AI 프로젝트가 확장될수록 유연하고 빠르게 확장 가능한 인프라가 필요하다”며, 자사가 제공하는 간단하고 직관적인 모델이 수요를 끌어들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회사 매출은 2023년 300만 달러 수준에서 2024년 말까지 7,000만 달러(약 1,008억 원) 이상으로 급증했으며, 같은 기간 AI 클라우드 관련 수익은 380% 이상 성장했다.
현재 넥스젠 클라우드는 레드햇(Red Hat), 인제닉스AI(Ingenix.AI), 아키랩스(ArchiLabs) 등 1만 개 이상의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으며, 유럽 기준에 부합하는 ‘주권형 AI 인프라 제공자’라는 정체성을 내세워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유럽 내 데이터 주권 및 개인 정보 보호 규제가 강해지는 상황에서, 자사 서비스를 통해 기업이 현지 데이터센터 기반의 전용 가상머신 환경에서 AI 워크로드를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전략이다.
업계 조사기관 SNS 인사이더(SNS Insider)는 GPU 클라우드 시장 규모가 2032년까지 글로벌 340억 달러(약 48조 9,6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넥스젠 클라우드는 이에 발맞춰 자사 GPU 가용량 확대에 전체 투자금의 절반가량을 투입할 계획이다. 나머지 자금은 플랫폼 개발, 파인 튜닝 서비스 출시, 인재 확보 및 인수합병 추진 등에 사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네브는 “지금까지 클라우드 인프라 시장은 소수 미국 테크 공룡들이 독점해왔지만, 이제 시장은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며 “우리는 유럽을 기반으로 완전히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록 벌처(Vultr), 아카마이(Akamai Technologies), 람다랩스(Lambda Labs) 등 강력한 경쟁사들이 존재하지만, 유럽 시장의 정책적 특성과 지역 기반을 강점으로 삼아 넥스젠 클라우드의 입지도 지속적으로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