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QCOM)이 영국의 반도체 설계 기업 알파웨이브(Alphawave) 인수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번 소식은 지난 2일(현지시간) 런던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알려졌으며, 퀄컴 측은 현재 인수를 검토 중이나 "향후 구체적인 인수 제안이 있을지, 제안 조건이 어떠할지에 대해서는 확실치 않다"고 명시했다. 퀄컴은 오는 4월 29일까지 공식 제안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번 인수 가능성이 언급되자마자 알파웨이브 주가는 50% 이상 급등하며 시가총액이 약 9억 달러(약 1조 2,960억 원)를 넘어섰다. 알파웨이브는 고속 데이터 전송을 위한 칩인 SerDes(직렬-병렬 변환기) 칩 설계에 강점을 가진 기업으로, 서버, 네트워크 스위치, AI 클러스터 등에 활용되는 핵심 기술을 다수 보유 중이다.
특히 SerDes 기술은 병렬 데이터 흐름을 직렬화해 전송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전력 소비를 줄이고 신호 오류 가능성을 낮춰주는 데 필수적이다. 알파웨이브의 SerDes 칩은 최대 224Gbps의 속도를 지원하며,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의 고속 연결을 가능하게 하는 CXL 기반 기술도 제공해, 현재 AI 연산 및 서버 인프라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퀄컴이 알파웨이브를 인수할 경우 스마트폰, 노트북 등 다양한 기기를 설계하는 자사 제품군에 SerDes 기술을 내재화함으로써 핵심 부품의 공급망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퀄컴이 AI와 통신 인프라 분야에서 기술 주도권을 확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한편 알파웨이브 인수는 퀄컴의 올해 들어 세 번째 M&A 거래가 될 가능성이 있다. 퀄컴은 앞서 베트남 AI 연구 기업 모비안AI(MovianAI)를 인수했으며, AI 모델 개발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엣지 임펄스(Edge Impulse)도 인수한 바 있다. 연이은 인수 행보는 퀄컴의 기술 포트폴리오를 AI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번 인수와 관련해 과거 소프트뱅크 산하의 암홀딩스(Arm Holdings) 또한 알파웨이브 인수를 고려했으나 최종적으로 무산됐다는 보도도 전해졌다. 당시 Arm은 SerDes 기술이 자사의 칩 설계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퀄컴이 실제로 인수를 성사시킬 경우, 고성능 컴퓨팅과 AI 반도체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업계는 퀄컴의 향후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