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QCOM)이 베트남 인공지능(AI) 기업 무비안에이아이(MovianAI)를 전격 인수하며 생성형 AI 역량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인수는 자율형 디바이스에서의 AI 최적화를 지향하는 퀄컴의 기술 전략과 맞물려 핵심 인재 확보 및 기술 내재화를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무비안에이아이는 베트남 최대 민간 대기업인 빈그룹(Vingroup) 산하의 머신러닝 연구 기관 비나이(VinAI)가 설립한 자회사다. 2019년 설립된 비나이는 생성형 AI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다양한 논문을 발표하고, 깃허브에 수십 개의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공개해왔다. 특히 이미지 생성 분야에서 ‘스위프트브러시(SwiftBrush)’와 같은 경량화 기술로 하드웨어 부담을 크게 줄인 알고리즘을 선보인 바 있다.
이번 거래를 통해 퀄컴은 무비안에이아이의 기술진과 함께 비나이 최고경영자이자 전임 딥마인드(DeepMind) 연구원인 부이 훙(Hung Bui) 박사를 영입했다. 부이 박사는 “퀄컴의 AI 연구 확장을 위해 우리의 기술과 경험을 아낌없이 제공하겠다”며 협력 의지를 밝혔다.
퀄컴은 자체 반도체 설계에 최적화된 AI 모델을 구축하고 이를 정교하게 배포할 수 있는 개발 도구와 프리셋 모델 라이브러리를 운영하고 있다. 이 모델들은 스마트폰, 노트북,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 등 다양한 장치에 연산 부하를 최소화한 방식으로 적용된다.
이번 인수는 퀄컴의 최근 AI 인수 전략의 연장선이다. 불과 한 달 전에는 엣지 디바이스용 AI를 전문으로 개발하는 엣지임펄스(Edge Impulse)를 인수한 바 있으며, 해당 기업은 약 54만 달러(약 77억 원)를 투자유치하고 17만 명 이상의 개발자 기반을 확보해 왔다. 이처럼 연쇄적인 기술 확보 움직임은 퀄컴이 차세대 AI 플랫폼 선점을 위한 총력전을 벌이고 있음을 방증한다.
AI 반도체 시장이 급격하게 부상하면서, 엔비디아(NVDA) 독주 체제에 도전하려는 기업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퀄컴은 이미지 생성뿐 아니라 추천 시스템 최적화에 특화된 자체 대형 언어모델 'RecGPT-7B' 등의 연구도 확대하고 있어, 이번 무비안에이아이 인수가 장기적으로 시너지를 발휘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