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OpenAI)가 2019년 GPT-2 이후 처음으로 ‘오픈 가중치(open-weight)’ 기반의 언어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모델은 누구나 자유롭게 다운로드하고 수정·배포할 수 있도록 설계돼 기존 GPT-3, GPT-4 등 폐쇄형 모델과는 궤를 달리한다.
샘 알트먼(Sam Altman)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3월 31일 X(옛 트위터)를 통해 “추론 능력을 갖춘 새로운 오픈 언어 모델 개발을 마무리 중이며, 본격 출시 전 개발자들의 피드백을 수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모델을 최대한 유용하게 만들기 위해 몇 가지 결정을 앞두고 있다”며 “프로토타입을 테스트하고 피드백을 반영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발표는 오픈AI가 진정한 의미의 오픈 모델을 다시 추구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알트먼은 “오랜 기간 논의해온 사안이지만, 우선순위에 밀려있었다”며 “이젠 그 어느 때보다 이를 실행에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픈 가중치 모델은 기술적으로 완전한 오픈소스는 아니지만, 사용자가 직접 모델을 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폐쇄형 모델과는 차별화된다.
오픈AI는 샌프란시스코 본사에서 개발자 이벤트를 먼저 개최한 뒤 유럽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도 순차적으로 피드백 수렴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알트먼은 “이번 모델이 사후에 수정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추가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기업과 정부가 자체 하드웨어 상에서 운용하는 방식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2019년 출시된 GPT-2는 처음에는 기능 일부만 공개됐고, 같은 해 11월에야 전체가 공개됐다.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AI) 분야가 급격히 경쟁 구도로 전환된 만큼 오픈AI의 이번 행보는 기술적, 정치적 차원에서 의미 있는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지난 3월, 알리바바그룹은 효율적인 AI 에이전트를 위한 오픈소스 모델을 공개했고, 구글도 최신 AI 실험 모델인 제미니 2.5를 선보였다. 메타는 지난해 2월 공개한 자체 AI 모델 '라마(Llama)' 시리즈가 10억 다운로드를 돌파했다고 최근 밝혔다. 여기에 저비용·고속 개발로 주목받는 경쟁 서비스 디프시크(DeepSeek)의 등장도 오픈AI의 행보에 자극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픈AI는 앞으로 수 주 또는 수개월 안에 GPT-4.5와 GPT-5 모델 출시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으며, 이번 오픈 모델의 추가 공개로 AI 기술 확산의 기준점을 바꿔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