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코드(Discord)의 공동 창업자인 제이슨 시트론(Jason Citron)이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난다. 13년 간 회사를 이끌어온 그는 후임으로 게임업계 베테랑 후맘 사크니니(Humam Sakhnini)를 지명했다. 이번 인사는 디스코드가 한 단계 성장하는 분기점이자, IPO(기업공개)를 앞둔 포석으로 해석된다.
시트론은 "회사와 개인 모두 다음 장을 준비할 시점이라 판단했다"며 CEO직 사임 이유를 밝혔다. 그는 창업자로서 회사의 초기부터 이끌어 왔지만, 한층 성숙한 조직으로 변모한 디스코드에는 다른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으로는 이사회에 남아 자문 역할을 수행하며, 제품 개발과 전략적 결정에 간접적으로 관여할 예정이다.
디스코드는 시트론이 2015년 공동 창업한 이후, 게임 중심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코로나19 시기에는 범용 화상통화 앱으로 확장했지만, 최근 다시 게임 생태계 중심으로 전략을 재정비하고 있다. 특히 광고, 보상형 퀘스트, 개발자 SDK와 같은 수익화 기능을 도입해 제품 다각화와 매출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월간 활성 이용자는 2억 명을 넘으며, 800명 이상의 직원을 두고 꾸준한 매출 성장과 함께 최근 5분기 연속 조정 EBITDA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새 CEO로 합류한 후맘 사크니니는 킹(King)과 액티비전 블리자드(Activision Blizzard)에서 15년 이상 경영 경험을 쌓은 업계 전문가다. 그는 캔디크러쉬(Candy Crush) 시리즈의 성공을 바탕으로 킹의 영업이익을 6억 달러(약 8640억 원)에서 13억 달러(약 1조 8720억 원)로 끌어올린 주역이기도 하다. 그는 디스코드에 대해 "제품-시장 적합성을 빠르게 확보한 플랫폼으로, 글로벌 게이머 커뮤니티의 연결을 더욱 확장시킬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시트론과 사크니니는 인터뷰를 통해 "IPO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은 없지만, 사크니니의 영입 자체가 그 방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디스코드는 주요 게임 개발자, 배급사와 적극적으로 협업 중이며, 소셜 인프라 제공과 마이크로트랜잭션 등 새로운 분야로의 진출을 꾀하고 있다.
디스코드 이사회 멤버 미치 래스키(Mitch Lasky)도 시트론의 공로에 감사를 전하며 “사크니니는 지금 이 시기의 디스코드에 가장 적합한 리더”라고 평가했다. 두 경영자 모두 게임 업계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으며, 회사를 ‘플레이를 통한 진정한 관계’라는 가치 아래 이끌고 있다는 데 자부심을 드러냈다.
게임 산업이 기술 변화와 경기 싸이클의 영향을 받으며 도전적인 시기를 맞고 있음에도, 시트론은 디스코드의 미래에 강한 신뢰를 보였다. 그는 AI 기술의 적용 가능성과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형식의 탄생을 언급하며, “게임 업계는 여전히 기술 혁신의 최전선에 있으며, 앞으로의 성장 여지가 큰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CEO 교체 이후에도 시트론은 디스코드에 대한 애정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블루 셸을 얻고 역전 우승했을 때 친구들이 컨트롤러를 던지는 바로 그 순간처럼, 우리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기억을 선물하는 플랫폼이 되고자 한다”며 디스코드의 문화를 설명했다. 사크니니도 “디스코드는 산업 구조 변동 속에서도 게이머와 개발자 모두에게 중요한 플랫폼”이라며, 회사를 다음 10년으로 이끄는 데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