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 비트코인 비축 발표 후 ETF서 3억 7,000만 달러 순유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전략적 비트코인(BTC) 비축 계획을 발표한 이후,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에서 3억 7,000만 달러(약 5,402억 원)에 달하는 순유출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현지시간) 파사이드 인베스터스(Farside Investors)의 데이터를 인용한 코인텔레그래프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이 즉각적인 정부 비트코인 매입을 포함하지 않자 투자자들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발표에 실망하며 시장에서 이탈한 것으로 분석된다.

비트겟 월렛(Bitget Wallet)의 최고운영책임자(COO) 앨빈 칸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암호화폐의 글로벌 금융 내 역할을 인정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정부의 추가 매입 계획이 없다는 점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6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 및 디지털 자산 보유고를 구축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해당 자산은 법 집행 기관과 기타 법적 절차를 통해 확보된 암호화폐로 구성된다. 행정명령은 예산 중립적 방식으로 추가 비트코인을 확보하는 전략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지만, 이를 위한 직접 매입 계획은 포함되지 않았다.

완체인(Wanchain) CEO 테무진 루이는 이에 대해 "시장의 기대에 미흡한 조치였고, 결국 실망감을 초래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모닝스타의 패시브 전략 리서치 디렉터 브라이언 아머는 "비용 부담이 없는 한 정부가 향후 추가 매입을 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면서 "이는 비트코인 생태계에 새로운 기관 투자자가 유입될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 반응도 즉각적이었다. 7일 비트코인 현물 가격은 2% 이상 하락했으며,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선물 시장에서도 만기 일정이 다양한 대부분의 비트코인 선물 가격이 2% 이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암호화폐 자산운용사 비트와이즈(Bitwise)의 연구 책임자 라이언 라스무센은 “미국 정부가 비트코인을 적극적으로 매입하지 않더라도, 미국의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 계획이 발표된 이상 다른 국가들도 비트코인 매입에 나설 가능성이 높고, 금융기관들도 더 이상 비트코인 배분을 망설일 이유가 없어진다”고 분석했다.

알트코인 데일리(Altcoin Daily) 공동 창립자 오스틴 아놀드는 “이번 매도세는 전형적인 ‘소문에 매수, 뉴스에 매도’ 현상”이라며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