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트럼프 대통령의 전방위 관세 부과 발표 직후 급락하며 혼란에 빠졌다. 4월 3일(현지시간) S&P 500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8% 하락하며 2020년 이후 최대 일일 낙폭을 기록했으며, 나스닥은 6%, 다우지수는 4% 밀리며 이날 하루에만 수천억 달러 규모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이번 쇼크의 발단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주요 교역국에 대해 이른바 ‘상호주의 관세’를 전격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무역 전쟁 우려를 자극한 것이다. 자국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글로벌 공급망에 의존하는 기업들엔 곧장 생산비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고, 시장은 이에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특히 기술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델 테크놀로지스(DELL)는 하루 만에 주가가 19% 급락하며 S&P 500 내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HP(HPQ) 역시 15%나 하락했다. 외장 하드와 저장 장치를 제조하는 웨스턴디지털(WDC)도 18% 하락했다. 전자제품 판매업체 베스트바이(BBY)는 18% 가까이 빠졌고, 씨티그룹은 소비자 수요 위축과 중국산 부품 관세 영향으로 매출 감소를 우려하며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반면, 시장 낙폭 속 일부 종목은 오히려 기대 이상의 실적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냉동 감자 가공업체 램 웨스턴(Lamb Weston, LW)은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시장 예상치를 웃돌며 10% 상승 마감했고, 지난해 말부터 주주로 참여한 행동주의 투자자 자나 파트너스(Jana Partners)의 영향력 확대 역시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전반적인 경기침체 공포가 커지면서 방어주로 평가받는 의료보험업체들도 강세를 보였다. 몰리나 헬스케어(MOH), 센틴(CNC), 엘리번스 헬스(ELV) 등의 주가는 5~7%대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경기 방어력이 강한 유통업체 달러제네럴(DG)은 4.7% 상승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전반적인 증시 하락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월가 분석가들은 관세 정책이 소비자물가 인상, 기업 마진 축소, 글로벌 무역 위축을 가속화할 수 있다며, 보호무역 확대로 인한 ‘자충수’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신흥국발 무역 보복과 소비 위축이 동반될 경우, 미국 내 실업률 반등과 경기 침체 조짐이 가시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정책이 이처럼 실물 경제와 자산 시장 전반에 ripple 효과를 낳고 있는 가운데, 업계는 향후 몇 주간 트럼프 행정부의 구체적 대응과 국제사회의 반응에 따라 주식시장의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