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증시가 다시 요동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대중국 '해방의 날 관세' 시행이 본격화되면서 주요 주가지수는 급락했고, 미국 국채 수익률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9일 오전 12시 1분(미 동부 시간)부터 발효된 해당 조치는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최대 104%에 이르는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일 반등에 나섰던 미국 증시는 다시 하락 전환했다. 다우존스 산업지수 선물은 1% 가까이 하락했고, S&P500은 0.6% 떨어졌으며, 나스닥 선물은 보합권에 머물고 있다. 유럽의 스톡스600 지수는 약 3% 밀렸고, 일본 닛케이 지수는 4% 가까운 낙폭을 기록하며 마감했다. 다만 홍콩 항셍지수는 0.7% 상승 마감해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투자자들의 리스크 회피 움직임이 집중되면서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4.39%까지 치솟았다. 반면 안전자산으로 간주되던 미국 국채 시장의 매력도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으며, 미 달러화는 유로, 엔, 파운드화 등 주요 통화 대비 약세를 기록하고 있다. MUFG은행의 애널리스트 리 하드먼은 "글로벌 무역 전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미국 채권과 달러의 ‘안전자산’ 기능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관세 확대에 강경 대응 원칙을 재확인하면서도 대화를 위한 여지를 남겼다. 중국 상무부는 성명을 통해 “미국이 일방적으로 부과한 관세를 즉각 철폐하고, 양국이 대화를 통해 갈등을 조율하자”고 밝혔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은 필요한 경우 끝까지 싸울 준비가 되어 있다"고 전한 한편, “미국과의 주요 경제 및 무역 사안에 있어 언제든 소통할 의향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관세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 정책 가운데 가장 강도 높은 수단으로 평가된다. 글로벌 공급망 및 투자심리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한 만큼, 향후 수 주간 금융시장 전반의 불안정성이 지속될 전망이다. 업계는 추가 관세나 보복 조치에 대한 긴장감 속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후속 행동과 중국 측의 대응 기조 변화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