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용시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관세 발표 직전 예상외의 강세를 보이며 경제 전반에 대한 우려를 잠시 누그러뜨렸다. 3월 신규 고용은 22만8,000건으로, 한 달 전 수정된 수치인 11만7,000건보다 크게 증가했으며, 월가 전문가들이 예상한 14만 건도 크게 상회했다. 이 수치는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트럼프 행정부 들어 가장 많은 월간 고용 창출 기록이기도 하다.
미 노동부는 3월 실업률이 4.1%에서 4.2%로 소폭 상승했다고 발표했지만, 이는 고용지표 내 긍정적 흐름을 상쇄할 만큼 큰 변화로 간주되지는 않았다. 고용시장은 연준의 금리 긴축 기조와 무역 불확실성 같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꾸준함을 유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번 고용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4월 들어 발표한 전방위적 수입관세 정책, 이른바 ‘경제 해방의 날’ 조치를 반영하기 전의 자료인 만큼, 향후 고용시장의 흐름에는 큰 변수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의 린지 로스너는 “이번 고용 지표는 단기적으로 노동시장 약세 우려를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지금 시장의 초점은 고용보다는 관세로 옮겨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전격적인 관세 발표 이후 글로벌 무역 체제의 기반이 급변하면서, 고용지표가 경제를 가늠하는 주요 지표로서의 실효성을 상실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CMC마켓의 수석 전략가 요헨 스탄츠는 “단 48시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발표로 글로벌 무역 질서가 뒤흔들렸다”며 “3월의 고용 통계는 이미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게 된 숫자”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의 변수들이 너무 급격하게 전개되고 있어, 앞으로의 고용시장 방향에 대해 예측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한편,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정부 혁신 조직 DOGE의 대규모 연방 인력 구조조정은 이번 고용지표에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3~4월 두 달간 민간 컨설턴트들의 집계에 따르면 연방 공무원 28만 명 이상이 감원대상에 포함됐지만, 연방노동통계국 측은 이번 보고서에서 이들 대부분을 ‘고용 유지’로 분류했다. 이는 퇴직수당 수령 기간 동안은 공식 실직자로 간주하지 않는 통계 기준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고용지표의 긍정적인 흐름만으론 현재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가리기 어렵다고 말한다. 고용시장이 단기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장기적으로 물가 상승과 고용 위축이라는 이중 리스크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