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하루 만에 8% 넘게 급등하며 8만3천 달러선을 회복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교역국 대상 관세 부과를 90일 유예한다고 발표한 영향이다.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9일 오후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보다 8.33% 오른 8만3천337달러로 거래됐다. 이는 이틀 전 7만4천 달러대였던 수준보다 10% 이상 뛴 수치다.
이더리움은 같은 기간 13.97% 상승하며 1천666달러를 기록했다. 리플은 15.33% 올라 2.07달러에 도달했고, 솔라나는 12.23%, 도지코인은 13.78% 상승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딴 '트럼프 밈코인'도 10.4% 오르며 8.28달러에 거래됐다.
암호화폐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줄곧 하락세였다. 1월 취임 직전 10만9천 달러까지 올랐던 비트코인은 이후 하락했다.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우려, 그리고 무역 관세 확대 정책이 투자심리를 눌렀다.
하지만 이번 90일 관세 유예 발표는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줬다. 암호화폐 펀드 스플릿 캐피털의 자히르 에브티카르는 "대통령이 갑작스럽게 태도를 바꾼 것은 유연성이 있다는 뜻"이라며 "시장도 이에 적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트코인이 다시 위험자산처럼 주목받는 상황에 대해 그는 "사람들이 위험을 감수할 여유가 있다는 뜻"이라며 시장 분위기 변화를 지적했다.
뉴욕 증시가 대선 전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비트코인은 그보다 덜 하락하면서 상대적인 강세를 보였다. 이에 대해 LMAX 그룹 전략가 조엘 크루거는 "비트코인이 포트폴리오에서 위험 분산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글로벌 불안 속에서도 안전자산으로서의 가치를 투자자들이 다시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