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네 달 만에 최저치인 7만4,000달러(약 1억800만 원)까지 하락했다. 미국 발 무역 불안과 대규모 청산, 연준의 무대응 등 악재가 겹치면서 암호화폐 시장 전체가 요동치고 있다. 일각에선 비트코인이 단기적으로 7만 달러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7일 기준 암호화폐 전체 시가총액은 2조4,000억 달러(약 3,504조 원) 수준으로 하루새 10% 가까이 줄었다. 최대 시가총액을 자랑하는 비트코인은 장중 7만5,000달러(약 1억950만 원)선을 내주며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가격을 기록했다. 시장 분석가 마이클 반 데 포페(Michael van de Poppe)는 "이번 주식 및 암호화폐 하락은 블랙먼데이를 연상시킨다"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단기적으로 7만 달러선까지 빠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시장의 핵심 변수 중 하나는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 기조다. 최근 트럼프는 주요 교역국에 대한 강경한 관세 부과 방침을 잇달아 발표하며 시장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위험 자산에 대한 회피 심리가 높아지면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암호화폐가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연방준비제도(Fed)가 시장 불안을 진정시키기 위한 가시적인 조치를 내놓지 않으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일부 시장 참여자들은 연준이 향후 긴급 회의를 소집할 가능성을 제기하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일정이나 공식 대응체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파생상품 시장에선 대규모 청산이 발생했다. 암호화폐 데이터 제공업체 코인글래스(Coinglass)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총 4억7,160만 달러(약 6886억 원) 규모의 포지션이 청산됐다. 이 중 4억900만 달러는 ‘롱’ 포지션에서 발생했으며, 반대로 6,230만 달러는 ‘숏’ 포지션 청산이었다. 이는 일부 기술적 지지선이 무너졌다는 인식으로 기관 및 대형 투자자가 자금을 회수한 결과로 풀이된다.
현재 비트코인은 7만7,000달러(약 1억1,240만 원) 부근에서 거래 중이며, 전문가들 사이에선 7만~7만5,000달러 구간이 단기 지지선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만약 이 가격대를 유지한다면 기술적 반등이 가능하겠지만, 추가적인 하락이 발생할 경우 7만 달러 미만으로의 급락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조정을 *장기 투자자에겐 매수 기회*로 보고 있다. 마이클 반 데 포페는 "향후 12~24개월을 내다봤을 때, 지금의 가격 수준은 저가 매수의 기회를 제공한다"고 강조하며 장기적 상승 가능성을 시사했다.
비트코인이 장기적으로 우상향할 수 있을지는 향후 수주 내 나타날 연준의 태도 변화, 트럼프 정부의 무역전략 전개 양상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향후 몇 주 간 가격 움직임을 주의 깊게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