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의 맥신 워터스(Maxine Waters) 의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의회 내 관련 법안 논의에 제동을 걸었다. 트럼프가 대통령직을 이용해 자신의 가족이 관여한 기업을 통해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이를 미국 정부의 공식 결제 수단으로 대체하려 한다는 주장이 핵심이다.
워터스 의원은 지난 2일(현지시간)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의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암호화폐 산업 간 얽힌 이해충돌을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가족이 후원하는 월드리버티파이낸셜(WLFI)이 발행한 USD1 스테이블코인을 언급하며, 트럼프가 연방정부의 각종 지불 시스템—주택도시개발부의 보조금, 사회보장연금, 세금 납부 등—에 자신의 코인을 도입하려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번 청문회에서 "정부가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규칙을 작성하도록 허용하는 잘못된 선례를 남기고 있다"고 비판하며, "트럼프가 대체통화로 선택할 대상은 당연히 자기 코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WLFI는 지난 3월, 미국 달러에 1:1로 고정된 USD1 토큰을 출시했으며, 이는 트럼프의 정치적 상징성과 맞물려 큰 주목을 받았다. 같은 시기 트럼프는 자체 밈코인 출시와 함께 국가 암호화폐 비축 제도 도입을 예고한 바 있다. 트럼프의 연이은 암호화폐 관련 움직임은 그가 암호 화폐를 차세대 경제 전략의 중심 축으로 보고 있음을 방증한다.
워터스뿐 아니라 여야를 불문한 다른 의원들도 트럼프의 암호화폐 활동에 잠재적인 이해충돌 요소가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했다. 위원회 의장 프렌치 힐(French Hill)도 트럼프 가족의 암호화폐 산업 참여로 인해 입법 절차가 복잡해지고 있다고 시사했다.
그러나 공화당 소속 브라이언 스테일(Bryan Steil) 의원이 발의한 스테이블코인 규제법안(STABLE Act)에는 트럼프 관련 우려를 직접 반영한 조항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워터스 의원은 "대통령이 자신이 소유한 스테이블코인 사업으로부터 차단되지 않는 이상, 나는 이 법안을 지지할 수 없다"며 "다른 의원들도 이를 용인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청문회는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의 세부 조항 조율을 위한 사전 절차로 진행됐으며, 향후 하원 전체 표결을 앞두고 추가 논의가 예정돼 있다. 여야 간 입장차가 큰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암호화폐 행보는 향후 미국의 디지털 자산 정책 전개에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