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고점 부근에서 조정을 거듭하며 8만 달러에서 8만 8,500달러 사이의 박스권을 형성한 지 한 달 가까이 된 가운데, 시장은 여전히 뚜렷한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있다. 투자 심리는 중립을 유지하고 있으며, 주요 파생상품 지표와 온체인 데이터는 단기 내 돌파보다는 지지부진한 움직임이 지속될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상황이다.
글래스노드(Glassnode)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4월 초 8만 7,500달러 수준까지 반등했으나 이는 추세 전환보다는 단기 기술적인 반발 매수에 따른 ‘되돌림 랠리’였다는 평가다. 실제로 실현 손익 비율의 90일 단순 이동평균은 1월 이후 뚜렷한 하락세를 그리고 있으며, 이는 시장 전반의 유동성과 투자수익성이 점차 악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시장 방향성을 예측하는 주요 파생상품 지표인 자금조달율(funding rate) 역시 변동성이 낮은 박스권 조정이 좀 더 길게 이어질 수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지난 2월 말 이후 BTC 영구선물의 자금조달율은 0% 부근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으며, 이는 롱 포지션과 숏 포지션 간에 뚜렷한 기대 차익이 없다는 의미다.
암호화폐 분석가 악셀 애들러 주니어(Axel Adler Jr.)는 "이번 사이클에서 평균 자금조달율이 4차례 마이너스권에 진입했을 때, 그 중 3번은 상승 전환으로 이어졌고 1번은 하락했다"며, 향후 미국 연방준비제도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적 신호가 자금 유입을 촉진할 경우 강세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비트코인의 온체인 지표에서도 하락 압력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최근 1개월 기준 체결 가격 평균이 6개월 평균을 하회하는 '온체인 데스 크로스'(death cross)가 확인됐으며, 이는 통상 지난 사이클 기준으로 3~6개월 동안의 하락 추세를 동반한 전조로 작동해왔다고 글래스노드는 분석했다.
한편, 변동성 지표인 볼린저 밴드(Bollinger Bands)는 단기 폭바닥 가능성을 시사했다. 현재 주간 볼린저 밴드의 폭은 2024년 7월부터 11월까지, 그리고 2023년 하반기 급등 이전과 유사하게 좁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당시에도 밴드 폭이 수축된 이후 비트코인은 각각 60%와 176% 급등한 바 있다.
이 지표에 따르면, 현재 BTC/USD가 다시 강한 추세 장으로 전환될 촉매는 충분히 형성돼 있으며, 만약 전례가 반복된다면 다음 몇 주 내에 강한 상방 돌파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중립적인 심리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낮은 유동성 등으로 인해 당분간 조정 국면이 길어질 수 있다는 경계심도 여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