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할 예정인 4월 2일부 관세 조치가 암호화폐 시장에 압박을 가하면서 투자자 심리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발표가 미·중 무역 전쟁을 재점화할 수 있는 '방아쇠'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20일 취임 직후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새로운 관세를 예고하며 미국 내 제조업 확대와 무역적자 축소를 목표로 내세운 바 있다. 이후 전 세계 시장은 *글로벌 관세 전쟁*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웠고, 비트코인(BTC)과 S&P500 지수는 2개월 만에 각각 18%, 7% 이상 하락했다. Nexo의 스텔라 즐라타레바는 "다음 발표일인 4월 2일이 시장의 결정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다"며 무역 이슈가 암호화폐 가격 흐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공포심은 3월 29일 추가로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고위 참모들에게 보다 강경한 관세 전략을 주문했다는 보도가 전해지면서다. 이는 추가적인 무역 갈등 확산 가능성을 시사하며 투자자들의 리스크 선호도를 더욱 위축시켰다.
이 같은 거시적 불확실성 속에서도 이른바 ‘비트코인 고래’들은 매집을 이어가고 있다. 온체인 분석업체 글래스노드에 따르면, 1,000~10,000 BTC를 보유한 주소는 올해 1월 1일 1,956개에서 3월 27일 1,990개로 소폭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2월 기록한 정점 대비 아직 낮은 수준이지만, 기관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신호다.
Nexo의 일리야 칼체프는 "트럼프의 관세 위협과 함께 여전한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이 위험자산 투자를 억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와 동시에 고래 매집세와 비트코인 ETF의 지속적 유입 흐름이 하단 지지를 형성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기관 수요에도 변곡점이 포착됐다.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는 10일 연속 유입세를 이어가다 3월 28일 피델리 ETF에서 9,300만 달러(약 1,358억 원)의 자금이 유출되며 흐름이 끊겼다. 나머지 발행사 ETF에서는 자금 흐름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투자자들은 단기 내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연말로 갈수록 비트코인 가격이 16만 달러(약 23억 3,600만 원)에서 많게는 18만 달러(약 26억 2,800만 원) 이상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에 주목하고 있다.
관세 정책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 충격에 그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 환율, 유동성 전망 등 다양한 거시 변수와 맞물려 암호화폐 시장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