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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암호화폐 규정, 美 SEC·리플 소송 과정 통해 발전 방향 살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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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기자

2022.05.10 (화)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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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utterstock

리플랩스는 지난달 국내 암호화폐 규제 환경을 주제로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박민우 금융위원회 금융혁신 기획단장은 컨퍼런스를 통해 "금융위원회가 해외 규제 동향 파악을 위해 리플랩스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소송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가 언급한 소송은 2020년 12월 SEC가 리플랩스를 무등록 증권을 발행한 혐의로 기소한 사건이다. SEC는 리플랩스가 SEC로부터 정식 등록을 받지 않고 무단으로 증권 상품인 리플(XRP)을 발행하고 유통했다고 주장했다.

SEC는 재판 과정에서 규제 집행과 관련해 몇가지 문제점을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소송이 길어지는 원인이 SEC가 명확성 없이 애매한 규정을 적용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랩스 최고경영자(CEO)는 "SEC가 명확성 없는 규정을 적용하고 시간을 끌면서 같은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SEC는 리플(XRP)을 증권으로 판단하는데 하위 테스트(Howey)를 적용했다. 하위 테스트는 SEC가 1934년부터 상품의 증권 여부를 판별하는데 적용한 기준이다. ▲현금·자본이 공동 기업에 투자 ▲수익이 제 3자의 노력으로 창출 ▲투자자가 수익에 대한 기대를 하고 있으면 증권으로 규정한다.

SEC는 하위테스트가 수십 년 동안 증권을 판별하는데 적용된 만큼 암호화폐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하위 테스트를 그대로 적용하면 암호화폐공개(ICO)를 진행하는 대부분의 암호화폐가 증권으로 간주될 수 있다는 점이다. ICO는 해석에 따라서 투자자들이 암호화폐 재단의 프로젝트 추진에 따른 수익을 기대하고 재단에 자금을 투자하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대다수의 암호화폐는 사실상 증권"이라고 발언하며 대부분의 암호화폐 사업을 기존 증권 규제법 안에서 감독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암호화폐 업계는 암호화폐가 신규 산업인 만큼 기존 하위 테스트를 적용하고 해석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주장한다.

암호화폐 산업은 기존 증권 시장과 다른 성격이 존재하고 암호화폐 프로젝트들 사이에서도 서로 다른 성격과 목적을 가지고 있다. 이를 기존 증권법으로 규제하면서 문제가 생기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 ▲탈중앙화를 주 가치로 삼아 사업 주체가 불분명한 암호화폐 재단의 사례 ▲암호화폐의 수익성을 광고하지 않았거나 수익성이 아예 없는 경우 ▲회계법상 ICO 기금이 자본으로 분류되지 않는 경우 등 하위테스트를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다양한 문제가 발생했다.

크립토페드(CryptoFed)의 경우 SEC는 증권 등록 과정에서 크립토페드가 자본에 대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이를 보류(stayed) 했다.

저우 샤오멍 크립토페드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크립토페드는 자본과 관련된 정보가 없고, 앞으로도 없을 예정인데 이 것을 어떻게 제출하라는 것인지 답답하다"고 밝혔다.

규제 불명확성 역시 주요 지적사항 중 하나다. 리플랩스는 SEC가 리플이 증권에 해당할 수 있다는 의견을 사전에 리플랩스 측에 고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른바 '공정한 고지(Fair notice)'라고 규정되는 당사자에 대한 사전 통보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는게 회사 측 설명이다.

미 재판부는 SEC가 공정한 고지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SEC가 제기한 리플랩스의 로비활동 내용과 법률 자문 자료 제공 요청을 기각했다.

공정성에 대한 의문도 지적되고 있다. 미국 증권 규제 당국은 이더리움에 대해서는 증권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윌리엄 힌먼(William Hinman) 전 SEC 기업금융국장은 "이더리움은 증권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리플은 힌먼의 발언을 기초로 SEC가 이더리움과 리플에 다른 판단을 적용한 이유에 대해 설명을 요구했다.

리플과 SEC의 소송은 국내 암호화폐 산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내 암호화폐 산업 역시 명확성 없이 성장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2017년 9월 ICO를 사실상 금지했다. 이후 국내에서 진행된 대부분의 암호화폐 프로젝트는 스위스, 싱가포르 등 해외를 본사로 두고 우회적으로 진행됐다. 사실상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하고 국내에서 암호화폐 사업을 진행해왔는데, 이는 큰 논란으로 불거졌다.

실제 아로와나토큰(ARW)은 지난해 4월 '한글과 컴퓨터'로 유명한 한컴그룹이 참여했다는 소식과 함께 시가 총액이 최고 15조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아로와나토큰을 발행한 싱가포르 업체인 아로와나테크가 1만 싱가포르 달러(약 919만원)에 불과한 페이퍼 컴퍼니라는 논란이 불거졌다.

한컴그룹은 국내에서 ICO가 금지이기 때문에 암호화폐 발행과 활용을 위해 아로와나 싱가포르 법인을 새웠고 서비스는 사실상 한컴그룹이 운영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아로와나토큰은 시가총액이 5월 10일 현재 236억원으로 급락했다. 또 블록체인 기반 오프라인 커머스 시장 통합 플랫폼인 캐리프로토콜(CRE)을 발행한 캐리테크 역시 자본금이 2500원 정도에 불과하다.

맞춤형 규제 도입 역시 미비한 상태다. 현재 규제 당국은 지난해 9월부터 시행된 특정금융정보법을 통해 규제되고 있는 암호화폐 거래소를 제외한 나머지 사업체들은 기존 금융법을 간접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암호화폐 발행, 유통, 보관 등을 전반적으로 규제하는 맞춤형 규제가 부재하다.

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상황 해결을 위해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진석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2017년 ICO를 금지한 이래 국내 암호화폐 산업은 그대로 굳어져 성장한 상태"라며 "관련 규정을 개선하는 것은 완전히 새로운 환경에서 법을 새로 만드는 것보다 어렵다"고 밝혔다.

이 부원장보는 "일각에서는 왜 국내 규제 당국이 타국처럼 암호화폐 산업을 빠르게 수용하지 못하냐고 주장하지만, 싱가포르 같은 도시국가와 달리 내수 산업이 어느 정도 갖춰져 있고 규제 환경이 복잡한 국내 현실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 역시 이제야 암호화폐 규제안 MiCA를 적용하고 있는 것처럼 각 규제 당국들 역시 암호화폐 산업에 대해 많은 고민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라며 "현재 국내 규제 환경은 이행기로 볼 수 있다. 조심스러운 접근을 통한 발전 방향 설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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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기사 감사해요 후속기사 원해요 탁월한 분석이에요

아둘아빠

2024.02.21 20:16:20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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똔똔이다

2023.03.21 19:5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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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렁하오

2022.05.16 13:02:06

리플 소송 언제쯤 끝날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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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16 08:27:39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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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arch

2022.05.15 21:09:53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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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

2022.05.13 02:02:41

잘보고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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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mini

2022.05.12 22:16:46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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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n5025

2022.05.12 11:30:09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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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arch

2022.05.11 21:51:33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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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11 08:53:07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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