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중앙은행은 러시아 국민이 매년 암호화폐 시장에서 50억 달러(한화 약 6조 원) 가량의 암호화폐를 사고판다고 밝히면서 전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2021년 11월 26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러시아 중앙은행은 2021년 7월 러시아의 주요 은행들이 보고한 추정치를 인용하며 연간 암호화폐 거래량이 3500억 루블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달러로 환산하면 50억 달러(약 6조 원) 수준이다.
이 수치는 비트코인(BTC) 가격이 3만 달러 수준이었던 7월 책정된 금액으로 11월 6만 달러까지 치솟은 비트코인 가격을 반영하면 이보다 더욱 큰 규모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의 방문자 데이터를 토대로 러시아인은 터키인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트래픽을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체 거래액과 암호화폐 투자자 수뿐 아니라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채굴과 관련해서도 러시아는 전 세계에서 주목받는 나라이다. 그동안 전 세계 암호화폐 채굴의 상당 부분을 책임졌던 중국이 대대적인 암호화폐 규제에 나서면서 중국에서 채굴을 진행하던 많은 기업이 미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으로 이전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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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8월 기준 케임브리지 비트코인 전력소비 지수에 따르면 러시아는 국가별 해시율 기준 전 세계 3위(13.6%)를 기록하기도 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러시아가 암호화폐 시장을 이끌고 있는 국가 중 하나라고 인정하면서도 암호화폐로 인한 다양한 리스크도 언급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이 밝힌 리스크는 ▲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리스크 ▲금융 안정성 ▲투자자 보호 ▲자금 세탁 ▲범죄 금융 등이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금 당장 이런 리스크에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잠재적 위협을 식별하기 위해 시장을 면밀히 관찰할 것”이라고 밝혔다.
암호화폐 관련 지표에서 러시아는 대부분 상위권에 위치해 있지만 러시아 정부는 암호화폐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채굴 기업이 늘어나자 2021년 10월 니콜라이 슐기노프(Nikolai Shulginov)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은 “전력 공급의 신뢰성을 지키기 위해서 암호화폐 채굴업자들에겐 높은 전기 요금을 부과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엘비나 나비울리나(Elvira Nabiullina)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 역시 “암호화폐와 금융의 관계는 제한적”이라며 “암호화폐의 급속한 성장과 광범위한 도입은 러시아를 비롯한 전 세계 금융시장에 큰 위험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암호화폐 업계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중국의 강력한 암호화폐 규제 이후 암호화폐 시장이 크게 흔들렸던 만큼 암호화폐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끼치는 러시아에서 강력한 규제가 나온다면 다시 암호화폐 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나이올리나 총재는 암호화폐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11월 12일 러시아 의회는 암호화폐 채굴과 관련된 규제안 준비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