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연구원 "시중은행, 수익 다각화 위해 가상자산 수탁서비스 추진해야"

국내 시중 은행들이 수익 다각화를 위해 가상자산 수탁 서비스를 시작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가상자산과 관련한 규제 법률이 미비한 상황이라며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2021년 8월 28일 한국금융연구원은 정기간행물 ‘금융브리프’를 발행하면서 이순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의 ‘최근 은행산업 동향 및 은행 사업 다각화 전략방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 국내 은행의 수익성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상당히 개선됐지만 대부분 이자수익에 의존했다.

이 연구위원은 “은행 수익이 이자수익에 편중된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수익 다각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최근 부각되고 있는 서비스형 금융(Banking as a Service, BaaS)와 가상자산 수탁을 통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상반기 산업은행을 제외한 국내 18개 은행의 순이익은 8조 6천억 원 수준이었다. 2020년 상반기 대비 2조 1천억 원가량 증가했다. 이처럼 순이익이 크게 늘어난 이유는 대출자산이 늘어나면서 이자이익 규모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자수익을 제외한 유가증권, 외환·파생상품 등 비이자 수익은 줄어들었다. 은행 수익의 편중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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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위원은 “미국, 캐나다, 호주 등 글로벌 은행들의 비이자 이익은 총이익의 30~50%에 달하는 반면 국내 은행의 경우 트레이딩, 자산보관, 신탁, PB 등 고수익 비이자 수익원 발굴해 힘써왔음에도 10~15%에 불과하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은행의 미래를 결정할 분야로 디지털금융(오픈 뱅킹, BaaS, 플랫폼 뱅킹)을 지목했으며 이 중에서도 BaaS가 주요한 기능을 수행할 것”이라 분석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가상자산 시장이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가상자산 수탁업은 은행의 비이자 수익을 증대시켜줄 사업으로 대두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 연구위원은 가상자산 수탁을 허용하는 해외의 사례를 예를 들기도 했다. 이 연구위원에 따르면 지난 2020년 7월 미국의 통화감독청(OCC)이 국법은행과 저축은행에 대해 가상자산 수탁업을 허용한다는 서식을 발표했고, 2021년 초에는 몇몇 주법신탁은행을 가상자산 수탁을 주 업무로 하는 국법신탁은행으로 전환하도록 승인했다.

독일의 도이치방크(Deutsche Bank) 역시 헤지펀드,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가상자산 수탁업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연방금융감독청(BaFIN)에 가상자산 수탁업 면허를 신청해 승인 대기 중이다.

이 연구위원은 “혁신적 금융 서비스를 위한 금융혁신지원법, 전자금융거래법 및 신용정보법 등 제반 법적 기반은 그동안 많이 발전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가상자산 수탁 및 거래와 관련해서는 아직 명확한 규제 법률이 없는 만큼 가상 자산 시장의 신뢰성과 투명성 제고를 위해 관련 법률을 조속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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