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의 수석 경제학자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가 금융 위기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발언했다.
2021년 6월 30일(현지시간) 더블록에 따르면 앤드류 홀데인(Andrew Haldane) 영국 중앙은행(BOE) 수석 경제학자는 “CBDC가 전통적인 은행 모델의 취약성을 보완해 금융 위기를 완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앤드류 홀데인은 BOE에서 30년 넘게 일한 수석 경제학자로 CBDC 가능성을 연구하고 있다. 홀데인 수석은 디지털 화폐가 보편적으로 사용된다면 전통 은행의 구조적 속성을 바꾸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는 "CBDC는 은행의 위험한 신용 제공 활동과 분리된 안전한 지불 기반"이라면서 "좁은 의미로 보면 은행 업무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같은 모델이 800년 넘게 이어져 온 전통적인 은행 모델을 붕괴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홀데인 수석은 “CBDC의 가속화 현상은 기존 금융 기관이 가진 위험성에 대한 긴밀한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지난 800여 년 간 금융 위기를 일으켰던 은행 모델의 취약성을 근본적으로 수정할 수 있다면 기회비용을 감안해 기존 화폐와 CBDC를 저울질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전 세계 많은 중앙은행과 마찬가지로 영국 중앙은행도 2021년 4월 CBDC 전문가를 고용하는 등 파운드화의 디지털 버전인 “브릿코인”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은행은 ‘브릿코인’ 프로젝트 진행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을 심사숙고하고 있다.
홀데인 수석은 “디지털 화폐와 관련해 위험성과 이점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BDC 발행되면, 은행의 수익 모델들은 만기 전환 위험에 놓여
전통 은행들이 이런 경고를 받은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전 세계 중앙은행들은 CBDC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 CBDC가 발행돼 일상에서 사용된다면 단기 예금을 장기 투자금으로 사용하는 전형적인 은행의 수익 모델은 만기 전환 위험에 처할 수 있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Federal Reserve Bank of Philadelphia)도 2020년 6월 보고서에서 시중은행 붕괴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다. 보고서는 위기 상황에서 일반 시중은행과 비교해 뚜렷한 경쟁 우위를 갖는 중앙은행이 향후 예금을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CBDC가 시중은행 사업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2020년 11월 존 컨리프(john Cunliff) 영국 중앙은행의 부총재는 “은행의 비즈니스 모델을 보호하는 것은 당국의 일이 아니다”라고 선을 긋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