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듀크대학교(Duke University)가 기부 기금으로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초기 투자에 참여해 큰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3월 27일(이하 현지시간) 코인데스크는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듀크 대학이 코인베이스의 초기 투자 라운드에 참여해 약 100배에 달하는 수익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듀크대학교는 노스캐롤라이나주 더럼에 위치한 사립 종합대학교다. 대학의 기부 기금은 39억 달러(4조 4132억 원) 규모다. 프레드 어샴(Fred Ehrsam) 코인베이스 공동 창업자의 모교이기도 하다.
벤처캐피털 소속이었던 한 관계자는 "프레드 어샴이 대학에 접근해 초기 투자 라운드 참여를 권한 결과 대학이 코인베이스 투자에 참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프레드 어샴은 캠프벨 하비(Campbell Harvey) 경영대 교수가 가르치는 탈중앙금융(디파이, DeFi) 과정에 강연자로 서는 등 최근까지도 대학과 긴밀히 교류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관계자는 듀크 기부 기금의 투자 수익률이 100배에 달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는 "500만 달러만 투자했어도 5억 달러를 얻었을 것"이라며 "이는 기부 기금으로서는 상당한 액수"라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듀크 대학이 2015년 시리즈 C라운드에 참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코인베이스는 2015년 뉴욕증권거래소(NYSE), USAA, BBVA, 일본 통신사 도코모(DoCoMo) 등이 참여한 시리즈C 라운드에서 7500만 달러(약 840억 원)를 유치했다.
2017년 시리즈D 라운드에서는 인스티튜셔널벤처파트너스(IVP), 배터리벤처스(Battery Ventures), 드레이퍼오소시에이츠(Draper Associates), 그레이록파트너스(Greylock Partners), 섹션32(Section 32), 스파크캐피털(Spark Capital)을 통해 1억 달러 상당을 조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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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베이스, 암호화폐 핵심 인프라
코인베이스가 암호화폐 시장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잡으면서 초기 투자가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 코인베이스는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최초로 2021년 4월 나스닥에 상장될 예정이다.
거래소는 2020년 하반기 기관 투자 참여 증가와 함께 더욱 빠르게 성장했다. 2019년 3040만 달러 순손실에서 2020년 1억 2750만 달러의 순수익을 올리며 흑자 전환했다. 업계는 거래소 시가총액을 약 1157억 달러(약 130조 6832억원)로 추산하고 있다.
관계자는 "암호화폐 투자가 성공했기 때문에 초기 투자자들은 이제 지지자들이 됐다"면서 "막대한 자금이 암호화폐 분야로 재투입되고 있다"고 밝혔다.
코인베이스는 2012년 설립 후 미 44개 주를 비롯해 전 세계 100개국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약 4300만 명의 개인 사용자와 7000개 이상의 기관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11만 5000개의 파트너사와 협력 중이다.
포춘 선정 글로벌 500대 기업 5곳 이상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나스닥 상장사 최초로 비트코인을 매입한 마이크로스트레티지,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 중국 뷰티 앱 메이투(美图) 등 대기업의 비트코인 매입과 수탁 서비스를 담당했다고 알려졌다.
대학 기금, 암호화폐 기관 투자 신호탄
대학 기부금은 통상 자선기부 형태로 축적된 학술기관의 자본 풀이다. 연구와 대학 지원을 위한 자금이지만 투자 목적으로 다양한 자산에 투입될 수 있다.
2021년 1월 하버드, 예일, 브라운, 미시간 등 유명 대학의 기부 기금들이 주요 거래소를 통해 암호화폐를 직접 매입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018년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관심으로 암호화폐 벤처 펀드에 투자 참여했던 대학 기부 기금들은 2019년 중반부터 암호화폐에 직접 투자하는 단계를 밟고 있다고 알려졌다.
하버드는 400억 달러, 예일대는 300억 달러, 미시간대는 125억 달러, 브라운은 47억 달러 규모의 대형 기부 기금을 운용 중이다.
대학 기부 기금의 암호화폐 투자는 기관 참여의 신호탄으로 풀이되면서 확정급여형연금, 공적연금 등이 암호화폐 투자에 들어올 수 있다는 기대감을 높였다.
시카고대 투자책임자를 지낸 아리 폴 블록타워캐피털 공동 설립자는 "많은 기관들이 비트코인 투자에 익숙해졌다"면서 "코인베이스, 피델리티, 앵커리지 같은 규제 승인업체를 통해 기관들이 암호화폐 투자를 이해하고 직접 매입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