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래드 갈링하우스(Brad Garlinghouse) 리플 최고경영자(CEO)는 2021년 3월 4일(이하 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자신에 대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수정 소장을 취하해달라는 내용의 문건을 재판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SEC는 2020년 12월 22일 리플,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CEO, 크리스 라센(Chris Larsen) 공동 창업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리플은 약 7년에 걸쳐 13억 달러 상당의 미등록 증권 XRP를 판매해 증권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태에서 SEC는 2021년 2월 18일 리플의 소송 기각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경영진이 기업의 증권법 위반 활동에 적극 가담했다는 내용을 추가한 수정 소장을 제출했다.
수정 소장은 피고인들이 XRP 판매에 깊숙이 관여하며 리플의 증권법 위반을 방조한 구체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2015년 당시 최고재무책임자(CFO)가 XRP 가격, 거래량, 판매 전략에 미친 영향 등을 경영진에 매일 보고한 사실도 기록하고 있다.
브래드 갈링하우스 변호인 측은 SEC 수정 소장 내용이 지나치다며 반발하고 있다.
리플 측 변호인은 "SEC가 30개월에 걸쳐 조사하고 리플 측이 20만 쪽 분량의 관련 문서를 제공했지만 SEC는 갈링하우스가 XRP가 증권에 해당할 가능성을 인지했다는 내용 이상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면서 "갈링하우스가 XRP 미등록 판매를 주도했다는 주장도 고의성에 대한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리플은 XRP 판매와 제안에 미국 증권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수정 소장 내용도 부적절하다고 보고 있다.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CEO는 4일 트위터를 통해 "SEC는 과도한 규제를 하고 있다"며 "XRP가 증권으로 분류될 수 없다는 점을 최대한 증명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암호화폐 전문 변호사 제레미 호건(Jeremy Hogan)은 수정 소장에 대해 "SEC가 문제 기업의 관계자 개인에 대해 집행 조치를 수행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경영진들이 위반 활동에 관여한 실제적인 증거들이 제시됐기 때문에 리플 측이 제기한 소송 기각 신청이 성공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리플, CBDC 프라이빗 원장 개발…사업 정상화 매진
미 증권 규제당국과의 법정 다툼에 휘말린 리플은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사업 정상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XRP가 증권이 아니라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 암호화폐로서의 실제 기능들을 부각시키고 있다.
리플이 3월 3일(현지시간) 공식 블로그를 통해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발행과 관리를 위한 프라이빗 버전의 XRP 원장을 테스트한다고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CBDC를 위한 프라이빗 버전은 소매 거래량을 처리할 수 있도록 특수 설계됐다. 리플은 "작업증명(PoW)를 활용하는 퍼블릭 블록체인보다 6만 1000배 정도 거래 효율이 높다"며 "초기 초당 수만 개의 거래에서 향후 초당 수십만 개까지 거래를 처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리플은 프라이빗 원장이 중앙은행의 화폐 발행을 더욱 수월하게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BDC와 다른 화폐 간 연결을 위해 중립적인 브릿지 자산으로 XRP를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리플은 2월 암호화폐 친화적인 법률을 가진 와이오밍 주에 '리플마켓츠WY(Ripple Markets WY LLC)'라는 이름으로 사업자를 등록하기도 했다.
토큰포스트마켓에 따르면 3월 4일 오후 3시 30분 기준 리플은 전날보다 0.4% 오른 0.44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