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기준 2위 암호화폐 이더리움(ETH)이 지난 19일 1440달러를 넘기며 3년여 만에 신고점을 경신했다. 코로나로 인해 전 세계 금융 시장이 패닉에 빠졌던 지난해 3월 대비 10배 이상 뛴 가격으로, 상승 수준 측면에서 같은 기간 7배 오른 비트코인을 앞지르고 있다.
대시애셋에 따르면 이더리움 시총은 1619억 달러 수준으로, 세계 자산 순위 59위를 기록했다. 스타벅스, 모건스탠리, 징둥닷컴, 맥도날드 등 유명 기업 시총을 추월한 수준이다.
지난해 말 대안 자산 수요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암호화폐는 비교적 안정적인 가치 저장 수단이자 투자 상품으로 간주됐고, 자금이 대거 유입됐다. 이는 비트코인의 가파른 반등을 촉발했고 이같은 열기가 2위 암호화폐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몇 가지 개선 사항과 새 기능을 추가한 네트워크 업데이트도 상승 배경으로 지목된다.
지난 22일(현지시간) 토큰포스트의 자매지 이코노타임즈는 최근 이더리움 가격 폭등을 촉발한 주요 원인 세 가지를 다음과 같이 진단했다.
1. 플랫폼 혁신 속도
발빠른 플랫폼 혁신은 이더리움의 주요 상승 원인으로 꼽힌다. 비트코인이 '화폐'로 기능이 제한된다면, 이더리움은 수많은 탈중앙 화폐뿐 아니라, 스마트컨트랙트를 활용하는 탈중앙 앱(Dapp·디앱), 탈중앙금융(Defi·디파이)를 위한 기반 네트워크로도 기능한다.
암호화폐 산업 내 활동들은 대부분 이더리움 상에서 이뤄지고 있다. 특히 작년 여름 디파이 시장은 큰 호황기를 맞았다. 중개 기관 없이 주류 금융 산업을 그대로 구현하면서 혁신적인 차세대 금융 모델로 가능성을 입증했다.
컴파운드, 에이브(Aave), 연파이낸스(Yearn Finance) 등 다양한 디파이 프로토콜들은 스마트컨트랙트를 통한 대출, 대부, 거래, 투자를 지원했다. 암호화폐 보유 자산에 대한 수익을 발생시켜 많은 투자 관심을 이끌어냈다. 관련 유입 자금은 240억 달러 수준으로, 상당히 유의미한 규모다.
토큰포스트 주요 기사를 뉴스레터를 통해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2. 이더리움 2.0 가동
또 다른 가격 상승 요인은 이더리움 2.0의 출범이다. 기존 네트워크에서 문제가 됐던 높은 거래 수수료, 거래 검증 방식 등을 크게 개선했다.
거래 수수료를 낮춰 디파이 활동 부담을 한층 덜어냈고, 합의매커니즘도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으로 전환했다. 과도한 전력 소모로 환경 문제를 야기했던 거래 검증 방식을 전면 수정했다.
블록체인 시장을 크게 점유하면서도 신속하고 전폭적인 개선 조치를 지속하면서, 기술 혁신에 대한 기대감을 크게 높이고 있다.
3. 이더리움 선물 출시
다음달 8일 이더리움을 기초로 하는 첫 선물 상품이 출시된다. 해당 상품을 통해 기관 투자자들은 미래 특정 시점의 가격을 예측해 투자할 수 있게 된다. 규제 허가 거래소인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이더리움 선물 출시는 이더리움이 금융 자산으로 충분히 성숙했다는 점, 관련 기관 투자 수요가 예상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선물 계약을 통해 기관이 접근할 수 있는 채널이 개설되면 지난해 기관을 힘입어 크게 반등한 비트코인처럼, 이더리움도 비슷한 가격 움직임을 보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비트코인과 마찬가지로 이더리움은 극적 상승 만큼 극적 붕괴가 따를 수 있는 변동성이 큰 자산이다. 하지만 시세와 무관하게, 플랫폼으로서의 이더리움의 미래는 상당히 밝을 전망이다. 카르다노, 폴카닷 등 경쟁 플랫폼이 부상하고 있지만 선점 우위 효과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오후 6시 24분 토큰포스트마켓에 따르면 이더리움은 전날보다 6.97% 상승한 141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