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부터 비트코인은 연일 신고점을 경신하는 기록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토큰포스트마켓에 따르면 7일 오전 10시 23분 기준 비트코인은 전날 대비 9% 오른 3만7900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 3주 동안 80% 이상, 1년 간 300% 이상 올랐다.
2009년 등장해 경제 시장의 주변부에서 사용됐던 비트코인은 현재 주류 시장에 진입해 '디지털 금', 희소 가치를 가진 디지털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다. 6일(현지시간) 토큰포스트의 자매지 이코노타임즈는 비트코인이 상승하게 된 배경과 투자자 급증 원인을 짚어봤다. <편집자주>
경제 위기에 비트코인 희소성 주목
코로나19 확산은 경제 위기를 촉발했다. 전세계 정부는 경기를 부양시키기 위해 화폐를 대량 발행해 공급하고 있다. 이같은 공급량 증가는 화폐 가치를 떨어뜨린다. 인플레이션과 기타 자산 유형의 수익률 저조가 예상되자 투자자들은 대안 자산을 찾아 나섰고, 비트코인을 새 헤징 방안으로 채택했다. 비트코인은 현재 1859만3000개가 유통되고 있고 총 공급량은 2100만 개다. 총 공급량은 비트코인 프로토콜에 코드화돼 있다. 중앙은행이 공급량을 조정할 수 있는 법정화폐와 달리, 비트코인은 공급량이 고정돼 있다. 인위적으로 희소성을 만들어내 점점 가치가 올라가도록 설계됐다.
익명의 비트코인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는 금 추출 프로세스를 모방해 보상량이 점진적으로 감소하도록 네트워크를 설계했다. 블록 한 개를 채굴할 때 받는 보상량은 초기 50개에서 현재 6.25개로 줄었다. 희소성이 점차 높아지고 일찍 참여할수록 유리한 구조다.
이같은 공급 매커니즘 때문에 수요가 있으면 가격은 오를 수 밖에 없다. 한편, 비트코인 희소성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고, 이미 가격에 반영돼 있다고 할 수 있다. 때문에 비트코인 가격 폭등과 폭락은 최근 신규 기관 투자자 및 상장기업 참여 증가 같은 '수요' 상황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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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수요, 왜 증가했을가?
최근 비트코인 수요가 급증한 이유는 비트코인이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금과 비트코인을 달러보다 나은 대안으로 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비트코인은 투자 자산을 다각화할 수 있는 방안이 됐다. 현재 비트코인 시장 가치는 어려운 시기에 빛을 발하는 다른 필수 자산 시장 가치와 비견하는 정도다.
비트코인의 프라이버시 지향 특성도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비트코인은 프라이버시에 대한 심각한 우려가 만연한 인터넷 세대에 생성된 디지털 화폐다. 1990년과 2000년대의 암호화 기술로 중앙집권적 국가 및 기업 구조에 저항하려는 사회운동 '사이퍼펑크'에서 출발했다.
탈중앙화된 구조를 통해 참여자들이 정부, 대기업의 감시 없이 온라인 상에서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으로 디지털 감시가 강화되면서 온라인 프라이버시와 보안에 대한 우려도 심화됐다. 이는 비트코인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됐다.
비트코인의 실험은 계속된다
결국, 비트코인 가치 상승은 이념, 사회 정서, 희망 세 가지 요인으로 귀결된다. 여기에 디지털 경제의 부상, 기술 관심 증가, 기관 투자자의 영향력이 따랐다.
암호화폐의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은 디지털 화폐뿐 아니라, 중앙집중형 중개기관의 필요성을 없앤 다양한 탈중앙 방안까지 제공할 수 있다.
개발자들은 탈중앙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스마트폰 앱같은 분산앱(DApps)을 구축할 수 있다. 예측시장, 암호화폐 대출, 투자, 크라우드펀딩 등 탈중앙금융(defi·디파이) 지원이 가능하다.
사토시 나카모토의 대범한 암호화폐 실험은 의도대로 작동하고 있다. 가격 상승을 통해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는 비트코인이 미래의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