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1위 암호화폐 비트코인의 가격이 11일 하루 25% 이상 급락했다.
지난 한 해 300% 상승 성적을 낸 비트코인은 이달 2일 3만 달러, 8일 4만 달러를 돌파하며 강력한 상승 흐름을 이어왔다. 이후에도 4만 달러를 약간 밑도는 수준을 유지하며 추가 상승 여력을 내비쳤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강한 조정을 받으며 3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다가 11일 하루 동안 25% 이상 급락, 3만 1647달러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현재는 일부 회복한 3만5148달러에 거래 중이다.
현재 비트코인과 함께 암호화폐 시장 전체가 하락세에 들어갔다. 지난 10일 1300달러를 넘었던 이더리움도 이날 20%가 넘는 폭락을 경험했다. 929달러까지 내려갔다가 현재 1000달러대를 회복한 상태다.
지난 8일 1조 1000억 달러를 기록했던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대형 조정으로 약 1700억 달러(186조원)가 증발했다. 1조 달러 선이 붕괴돼 현재 9468억 달러 수준으로 내려왔다.
대형 랠리 이후 나타난 차익실현이 가격 하락 배경으로 꼽힌다. 가파른 가격 상승에 부담이 커지자 암호화폐를 대량 채굴하는 사업자들이 수익 실현을 위해 매도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상승장을 견인했던 기관 투자자의 매수 신호까지 약화되면서 하락폭이 더 커진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이밖에도 미 국채 수익률 상승에 따른 달러 반등, 미 의회 난입 사태로 인한 불안감 등이 안전자산 선호도를 높였다는 분석도 있다.
토큰포스트 주요 기사를 뉴스레터를 통해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암호화폐 시장은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보이며 시장 불안과 불확실한 전망을 심화했다. 2018년 초 하락장이 재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잠재적인 안전 자산이자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인 '디지털 금'에 비유됐지만 안정적인 자산으로 기능하지 못한다는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스콧 미너드 구겐하임인베스트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미 기술 목표 수준인 3만5000달러를 훌쩍 넘었다"면서 "현재 비트코인은 저항에 취약한 상태로, 단기적으로 포물선식 상승 곡선을 지속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이번 급락을 일시적인 조정으로 보고 암호화폐 강세가 계속될 것을 예상하는 전망도 나온다.
암호화폐 헤지펀드 '아케인애셋'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에릭 월은 "이번 비트코인 급락은 지나가는 '소음'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비트코인이 한달 전 2만 달러 미만이었다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과열 투자 형국에서 조정은 문제될 것이 없다"며 "강세장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암호화폐 분석 업체 '아케인 리서치' 애널리스트인 벤딕 노하임 셰는 BTC 대폭 조정은 강세장에서 필요한 건전한 조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크립토컴페어의 데이터를 인용해 비트코인의 펀더멘탈 신호도 긍정적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비트코인 거래량과 활성 주소수가 역대 최고 수치를 경신했다"면서 "업계 성숙도를 나타내는 기록이며, 그만큼 많은 신규 투자자들이 유입됐다는 의미"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