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주도하는 스테이블코인 '리브라'에 대해 스위스 정부가 협조 의사를 내비쳤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이 확인한 스위스 정부 기록에 따르면 스위스 규제기관들은 리브라의 승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프로젝트를 지켜보고 있다.
15일자 정부 메모에서 스위스 정부는 "글로벌 결제 솔루션으로 리브라의 가치를 인정한다. 스위스는 국경 간 결제 거래의 비용을 낮추고 금융 포괄성을 높이는 프로젝트에 열려 있다"고 밝혔다.
처음 리브라협회가 제네바에 본사를 설립한다고 발표했을 때 스위스 정부는 "스위스가 국제적인 프로젝트에서 역할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라며 환영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한편 리브라는 전 세계 정부와 규제기관으로부터 부정적인 반응과 규제 압박을 받고 있다.
미국은 리브라가 미국 달러에 도전이 될 것이며 확인되지 않은 기술로 이용자에 피해를 입힐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프랑스 재무 장관은 리브라가 국가의 통화 주권을 위협할 것이라며 유럽연합이 리브라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지난 9월 리브라협회가 스위스 결제 시스템 라이선스 취득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히자, 스위스 금융 당국 FINMA는 "엄격한 자금세탁 방지 규정과 은행 규정이 요구될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규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영국 통신업체 보다폰을 포함해 8개 기업이 리브라협회 중도 하차를 결정했다.
지난달 27일 당시 스위스 대통령 임기 중이었던 율리 마우러(Ueli Maurer) 재무 장관은 현지 방송 SRF와의 인터뷰에서 당분간 리브라 승인은 없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장관은 "리브라는 현재 형태로 운영될 수 없다. 중앙은행들이 리브라를 담보할 통화 바스킷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형태로는 프로젝트는 실패"라고 설명했다.
한편, FINMA CEO는 "국가 법률은 타협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하지만 규제기관이 이러한 프로젝트들을 방해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열린 마음으로 리브라 규제 작업에 접근해가겠다"고 밝혔다.
리브라협회 베트랑트 페레즈 총괄은 올해 6월 리브라를 출시할 계획이었지만 "규제기관이 리브라를 편안하게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1~2 분기 더 미뤄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19일(현지시간) 더블록이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벤처투자, 금융 서비스, 디지털 자산 부문 관계자 106명 중 72명(67.9%)은 "2020년 리브라가 출시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으며 34명(31.1%)만이 올해 리브라 출시를 예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