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폭락에 비트코인도 ‘추락’…기술주와 커플링 원인은?

최근 미국 기술주들이 일제히 폭락한 가운데, 비트코인(BTC)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블룸버그는 "미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도 상당한 출혈을 겪었다. 특히 ETH는 6% 하락해 지난 2023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BTC 비축안 행정명령을 내리고, 암호화폐 업계 인사들을 불러 서밋까지 열었지만 투심을 개선하는 데는 별 영향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셔터스톡

미국 정부가 비트코인을 전략적 비축 자산으로 공식 지정한 것은 기대와 달리 시장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정부의 비축 자산 지정은 해당 자산의 신뢰도를 높이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현재의 거시경제 환경 속에서는 오히려 비트코인의 변동성을 강조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관세 정책 강화로 시장이 혼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비트코인이 전략적 비축 대상으로 지정된 것은 투자자들에게 불확실성을 더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술주와 유사한 고변동성 자산이라는 인식이 강화되며 가격 하락을 부추기는 모습이다.

거시경제 변수와의 커플링 심화…독립성 상실 우려

비트코인이 전략적 자산으로 인정받으면서 연준의 통화정책과 미국의 재정정책 등 거시경제 변수와의 연결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캐나다, 멕시코, 중국과의 관세 전쟁을 언급하며 나스닥 지수가 2022년 10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3.8%)했을 때,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역시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비트코인이 독립적인 디지털 자산이 아닌 기술주와 유사한 위험자산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BTC와 ETH의 가격 하락과 함께 암호화폐 관련 레버리지 ETF는 하루 만에 30% 이상 폭락하는 등 기술주와 동일한 리스크 요인에 노출됐다.

기관 투자자들, 변동성 우려에 투자 확대 주저

비트코인이 미국 정부로부터 전략적 자산으로 인정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기관 투자자들의 대규모 유입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오히려 최근 극심한 변동성으로 인해 기관들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포트폴리오 조정을 고려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정책과 관세 인상이 글로벌 경제에 불확실성을 초래하면서, 기관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을 기술주와 동일한 위험자산으로 분류하며 투자 확대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으로서 금과의 차별화 실패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금(Gold)이 상승세를 이어가는 반면, 비트코인은 시장 변동성 속에서 급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는 비트코인이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기술주와 같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음을 의미한다.

UBS의 제임스 말콤 전략가는 "비트코인은 아직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으로서 금을 완전히 대체하기 어렵다"며 "현시점에서 인플레이션 대비 투자 대상으로 보기보다는 성장성이 높은 기술주에 가까운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비트코인의 시장 위치 불확실성 증가

미국 정부의 비트코인 전략적 비축 결정은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보다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연준의 금리정책과 글로벌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비트코인의 가격 변동성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비트코인이 안정적인 가치저장 수단으로 자리 잡을지, 아니면 기술주와 유사한 투기적 자산으로 남을지는 시장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달려 있다. 현재로서는 비트코인이 나스닥과의 커플링이 심화되며 독립적인 디지털 자산으로서의 입지를 약화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