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가격이 8만 7,000달러 아래로 급락했다. 이는 지난달 사상 최고가인 10만 9,000달러를 돌파한 이후 약 20% 하락한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미국 경제 불확실성, 특히 인플레이션과 무역 관세 정책에 대한 우려가 매도세를 촉발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세 부과 방안을 유지할 뜻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재점화되면서 암호화폐 시장 전반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투자자들은 오는 금요일 발표될 미국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를 주목하고 있다. PCE 물가지수는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로, 예상치를 웃돌 경우 금리 인하 기대감이 낮아질 수 있다.
이번 하락장에서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솔라나(SOL) 기반 밈코인도 큰 타격을 입었다. 솔라나 가격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거의 반 토막 났으며, 대표적 밈코인인 멜라니아·리브라·트럼프 토큰 등도 20% 이상 폭락했다. 일부 시장 분석가는 밈코인의 ‘붐’이 끝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투자자들은 이번 조정이 매수 기회인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의 디지털 자산 리서치 총괄 제프 켄드릭은 보고서에서 "지금은 저가 매수에 나설 시점이 아니다"라며, "비트코인이 추가 하락해 8만 달러 초반까지 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비트코인 ETF 시장에서도 투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최근 하루 동안 5억 3,900만 달러(약 7,750억 원) 규모의 순유출이 발생하면서, 연초 이후 ETF 시장에서 두 번째로 큰 유출 규모를 기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가 예상되지만, 장기적인 상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