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에르 밀레이(Javier Milei)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리브라(LIBRA) 토큰을 지지한 후 토큰 가격이 94% 폭락하고 내부자들에 의해 1억700만 달러가 유출되면서 탄핵 위기에 처했다. 이에 대해 KIP 프로토콜(KIP Protocol)은 16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아르헨티나 대통령실이 발표한 내용에 심각한 사실 왜곡이 포함되어 있다며 이를 반박했다.
리브라 토큰 가격 폭락… 내부자들 1억700만 달러 현금화
밀레이 대통령은 2월 14일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에 리브라 토큰 프로젝트를 홍보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해당 게시물에는 리브라 토큰의 웹사이트와 계약 주소가 포함되어 있었으며, 이는 대통령이 프로젝트를 지지하는 것처럼 비쳤다.
이후 토큰 가격이 급등해 2월 14일 오후 10시 30분(UTC) 기준 시가총액이 45억6,000만 달러에 달했다. 하지만 불과 11시간 만에 94% 폭락하며 시가총액이 2억5,700만 달러로 급감했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루콘체인(Lookonchain) 은 리브라 프로젝트와 연관된 최소 8개의 내부 지갑이 1억700만 달러 상당의 유동성을 현금화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5,760만 USDC와 4,970만 달러 상당의 24만9,671 SOL이 포함됐다.
또한 블록체인 분석업체 버블맵스(Bubblemaps) 는 리브라 토큰의 공급량 82%가 락업(잠금) 없이 판매 가능하도록 설정되어 있었다며, 프로젝트의 토큰 이코노믹스(Tokennomics)에 심각한 결함이 있었음을 지적했다.
아르헨티나 야당 "국제적 망신… 탄핵 청원 추진"
아르헨티나 핀테크 협회는 이번 사건이 조직적인 사기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야당 의원 레안드로 산토로(Leandro Santoro) 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으로 아르헨티나가 국제적으로 망신을 당했다"며 "밀레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청원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커지자, 밀레이 대통령은 2월 15일 X를 통해 성명을 발표하며 "프로젝트를 지지할 당시 세부 사항을 알지 못했다" 고 해명했다. 또한 "토큰을 발행한 민간 기업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관련성을 부인했다.
대통령실도 2월 16일 성명을 통해 "밀레이 대통령이 반부패청(Anti-Corruption Office)에 자신을 포함한 정부 관계자들의 비위 여부를 조사하도록 요청했다" 고 밝혔다.
KIP 프로토콜 "사실 왜곡… 프로젝트와 무관" 강력 반박
KIP 프로토콜은 16일 X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아르헨티나 정부의 발표가 사실과 다르다며 이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1. 밀레이 대통령과의 만남 (2024년 10월 19일)
- KIP 프로토콜의 CEO 줄리안 페(Julian Peh)은 2024년 10월 19일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Tech Forum Argentina’ 행사에서 밀레이 대통령과 처음으로 만났다.
- 이 만남은 행사 주최자인 마우리시오 노벨리(Mauricio Novelli) 의 소개로 이루어졌으며, KIP 프로토콜과의 공식적인 협의가 아니었다.
- 대화 주제는 AI 및 기술 일반, 그리고 아르헨티나 내 외국인 투자 유치에 관한 것이었으며, ‘Viva La Libertad’ 프로젝트(이하 ‘프로젝트’)에 대한 논의는 전혀 없었다.
2. 2025년 1월 30일 밀레이 대통령과 헤이든 마크 데이비스(Hayden Mark Davis) 회동 관련
- KIP 프로토콜은 이 회의에 대해 알지 못했으며, 어떠한 대표도 참석하지 않았다.
- 헤이든 마크 데이비스(Hayden Mark Davis) 와 KIP 프로토콜 간의 사업적 관계는 없었으며, 그를 프로젝트 파트너로 소개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3. 리브라 토큰 프로젝트 관련성 부인
- 줄리안 페는 2025년 2월 13일경 마우리시오 노벨리를 통해 ‘Viva La Libertad’ 프로젝트에 대한 정보를 처음 접했다.
- 해당 프로젝트는 Kelsier Ventures가 주도했으며, KIP 프로토콜은 사전 협의 없이 참여를 요청받았다.
- KIP 프로토콜은 토큰 발행 및 관리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으며,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어떠한 수익도 얻지 못했다.
- 심지어 $LIBRA 토큰이 언제 출시되었는지도 사전에 통보받지 못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자신의 초기 지지를 철회했음에도 불구하고, 야당과 시민 단체의 압박을 받고 있다.
대통령실은 2월 16일 발표한 성명에서 프로젝트와 관련된 기업 및 개인의 범죄 여부를 법원에 제출할 것 이라고 밝혔으며, 향후 조사 과정에서 밀레이 대통령 본인과 정부 관계자들이 어떠한 영향을 받을지 주목된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공식 밈코인(TRUMP)을 출시하고, 멜라니아 트럼프가 SOL 네트워크에서 ‘멜라니아 토큰(MELANIA)’을 선보이는 등 정치인 연계 암호화폐가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건이 투자자 신뢰에 미칠 영향도 클 것으로 보인다.
밀레이 대통령과 KIP 프로토콜의 해명이 얼마나 신뢰를 얻을 수 있을지, 그리고 아르헨티나 정치권에서의 후속 조치가 어떻게 진행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