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법률 전문가들이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을 상대로 암호화폐 사기 혐의로 형사 고소를 제기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변호사 마르코스 젤라야, 조나탄 발디비에소, 엔지니어 마리아 에바 쿠초비티스, 경제학자 클라우디오 로사노는 밀레이 대통령이 리브라(LIBRA) 토큰을 홍보하면서 사기에 가담했다는 혐의로 법원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리브라 토큰은 지난 2월 14일 밀레이 대통령이 X(구 트위터)에 게시물을 올린 후 시가총액이 45억 6,000만 달러(약 6조 6,200억 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후 관련 게시글이 삭제되면서 94% 폭락했고, 이에 따라 '펌프 앤 덤프' 의혹이 제기됐다.
발디비에소 변호사는 밀레이 대통령이 공직자의 재산 및 이해관계를 공개하도록 규정한 아르헨티나 공공윤리법을 위반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이 불법 단체 내에서 대통령의 행위는 사기 범죄를 구성하며, 그의 역할은 결정적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소송 외에도 또 다른 법률 전문가 아구스틴 롬볼라 변호사는 별도의 법적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롬볼라는 2월 16일 X에서 밀레이 대통령을 ‘사기, 공직 부패, 가격 조작 및 금융 범죄’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또한 리브라 토큰 투자로 인해 손실을 본 투자자들을 대표하는 집단소송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아르헨티나 대통령실은 이번 고소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토큰이 급락한 후 밀레이 대통령은 공직자 윤리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반부패위원회에 자신을 포함한 모든 정부 인사를 조사할 것을 요청했다고 발표했다. 대통령실은 성명을 통해 "대통령은 해당 프로젝트의 세부 사항을 알지 못했고, 해당 토큰을 출시한 기업과 어떤 관계도 없다"고 해명했다.
반면, 밀레이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19일 아르헨티나에서 KIP 프로토콜 관계자들과 만나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을 들은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KIP 프로토콜은 AI 결제 인프라를 구축하는 웹3 기업으로, 해당 프로젝트의 기술 컨설팅을 맡았으나 토큰 개발이나 시장 조성에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리브라 프로젝트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조사 결과 토큰의 공식 웹사이트 도메인은 출시 몇 시간 전에 등록되었으며, 소유주에 대한 정보도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이 논란을 키우고 있다.
한편, 야권 의원인 레안드로 산토로는 밀레이 대통령 탄핵 절차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발표하면서, 이번 사태가 아르헨티나 정치권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