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대통령 하비에르 밀레이가 지지한 암호화폐 프로젝트가 대규모 '러그 풀' 사기로 밝혀지면서 탄핵 위기에 처했다.
솔라나(SOL) 기반 리브라(LIBRA) 토큰은 지난 2월 14일, 밀레이 대통령이 SNS에 해당 프로젝트를 언급한 직후 급등했다. 당시 밀레이는 이 토큰이 "아르헨티나 경제 성장을 촉진할 민간 프로젝트"라고 소개하며 웹사이트와 스마트 컨트랙트 주소를 공유했다. 그러나 곧 해당 게시물은 삭제되었고, 이후 토큰 가격은 단 11시간 만에 94% 폭락했다.
아르헨티나 핀테크 협회는 이번 사태가 러그 풀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야당 의원 레안드로 산토로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국제적으로 망신을 당한 이번 사건은 대통령 탄핵을 요구할 만한 사안"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토큰 가격이 폭락한 2월 15일, 밀레이 대통령은 입장을 밝히며 "해당 프로젝트의 세부 내용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언급한 것"이라며 자신과 해당 기업 간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SNS에서 "정치적인 목적을 가진 세력들이 이 사건을 악용하려 한다"고 주장하며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리브라 관련 내부 지갑들이 청산한 금액은 총 1억 700만 달러(약 1,550억 원)에 달하며, 여기에는 USD 코인(USDC) 5,760만 개와 솔라나 24만 9,671개가 포함됐다. 블록체인 분석 기업들은 이미 프로젝트 출시 전부터 리브라 토큰의 토크노믹스에 대한 문제점을 경고했다. 특히 버블맵스(Bubblemaps)는 토큰 공급량의 82%가 초반부터 시장에서 매도 가능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럼프(TRUMP) 밈코인을 출시하면서 정치인 및 유명인이 지지하는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트렌드 속에서 유명 인사의 발언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란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