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Elon Musk)가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오픈AI(OpenAI)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974억 달러(약 141조 1,500억 원) 규모의 인수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가 이끄는 투자 컨소시엄은 오픈AI의 비영리 지배 구조를 인수하기 위한 제안을 제출한 상태다.
머스크의 변호사 마크 토베로프(Marc Toberoff)는 지난 2월 10일(현지시간) 오픈AI 이사회에 해당 인수 제안을 공식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 제안은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샘 알트먼(Sam Altman)이 추진하는 회사의 영리 전환 계획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알트먼은 AI 기반 인프라 구축에 최대 5,000억 달러(약 725조 원)를 투입하는 사업 확장을 추진 중이다. 머스크는 오픈AI가 설립 당시 지향했던 오픈소스 및 안전 중심의 비전을 다시 되찾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번 인수 시도가 이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머스크의 AI 기업 xAI도 이 인수전에 참여해 있으며, 거래가 성사될 경우 xAI와 오픈AI가 합병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벨러 에쿼티 파트너스(Valor Equity Partners), 배런 캐피털(Baron Capital), 아트레이데스 매니지먼트(Atreides Management), 바이 캐피털(Vy Capital) 및 팔란티어(PLTR) 공동 창립자 조 론스데일(Joe Lonsdale)의 벤처캐피털 8VC 등 여러 투자사가 가세했다. 또, 할리우드 대형 엔터테인먼트 기업 엔데버(Endeavor)의 CEO 아리 이매뉴얼(Ari Emanuel)도 자금 지원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와 알트먼은 오픈AI의 미래를 놓고 법적 공방도 벌이고 있다. 두 사람은 2015년 오픈AI를 공동 창립했지만, 2019년 머스크가 회사를 떠나고 알트먼이 CEO를 맡으며 갈등이 불거졌다. 당시 오픈AI는 비영리 법인을 유지하면서도 마이크로소프트(MSFT) 등 외부 투자 유치를 위한 영리 자회사를 설립했다. 이후 알트먼은 이 조직을 전통적인 영리 회사로 완전 전환하는 계획을 추진해 왔다. 지난해 10월 기준, 오픈AI의 기업 가치는 1,570억 달러(약 227조 6,5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머스크는 최근 몇 개월 동안 오픈AI가 애초의 비영리 취지를 저버리고 마이크로소프트와 결탁해 AI 산업을 독점하려 한다며 여러 건의 소송을 제기했다. 반면, 오픈AI 측은 머스크의 주장이 근거 없고 과장됐다고 반박했다.
오픈AI와 xAI는 비상장 기업이기 때문에 직접 투자할 수 없지만, 오픈AI 최대 투자자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주식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월가 애널리스트 32명 중 29명이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있으며, MSFT의 평균 목표가는 510.90달러로 현 주가 대비 약 24.18% 상승 여력이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