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치 저장 수단보다 위험자산으로 인식 확대

10일(현지시간) 크립토슬레이트에 따르면, 비트파이넥스(Bitfinex)가 발표한 최신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이 점점 더 위험자산(risk-on asset)으로 취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의 가격은 지난 75일 동안 9만1000~10만2000달러 범위에서 유지되며 변동성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가치 저장 수단(store of value)보다는 주식 시장과 동조하는 위험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평가다.

보고서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주식시장과의 상관관계가 강화되고 있으며, 반면 금과의 연관성은 약해지고 있다. 특히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 캐나다, 중국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자 비트코인은 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금은 이러한 지정학적 리스크를 회피하는 안전자산으로 기능하며 강세를 보였다.

비트코인은 여전히 '디지털 금'으로 불리지만, 최근 금 가격이 상승하는 동안 비트코인은 같은 흐름을 보이지 않았다. 기관투자자들은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금 보유량을 늘리고 있지만, 비트코인은 여전히 투기적 수요가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보고서는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가 도입되며 시장 채택이 증가했지만, 기관 자금 유입이 여전히 불안정하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비트코인 ETF가 보유한 비트코인은 전체 공급량의 6.08%에 해당하는 1160억 달러 규모에 달한다. 그러나 ETF 시장에서는 하루 만에 2억3440만 달러, 1억4020만 달러의 대규모 자금 유출이 발생하는 등 자금 흐름이 일정하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금은 장기적인 헤지 수단으로 기능하며 지속적인 기관투자 유입이 이루어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무역 정책과 미국의 재정 지출 확대는 기관투자자들이 금을 방어적 투자 자산으로 선택하도록 만들고 있다. 금은 안전자산으로 자리 잡고 있는 반면, 비트코인은 여전히 변동성이 높은 '하이베타(high-beta) 자산'으로 평가된다.

또한, 최근 미 국채 수익률 하락에도 불구하고 무역 갈등과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위험 프리미엄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주식시장과 함께 비트코인의 변동성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비트파이넥스는 비트코인의 장기적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ETF, 국가, 공기업 및 민간 기업이 보유한 비트코인의 가치는 약 1960억 달러에 이르며, 이는 기관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장기적인 투자 자산으로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비트코인의 연환산(realized) 변동성은 46%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며 시장 성숙도를 높이고 있다. 보고서는 "단기적으로는 거시 경제적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비트코인의 근본적인 투자 논리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금 가격 상승, 기관투자 확대, 변동성 감소 등의 요인들이 장기적으로 비트코인을 더욱 안정적인 금융자산으로 자리 잡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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