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문서에서 '블록체인' 관련 용어가 2월 역대 최다로 등장했다. 이는 규제기관이 암호화폐 산업에 대해 보다 협력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12일(현지시간) 더블록(The Block)에 따르면, SEC의 전자공시시스템(EDGAR) 내 공식 문서에서 '블록체인' 관련 키워드가 2월 한 달간 5000회 이상 언급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였다. 해당 수치는 2023년 중반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온 흐름 속에서 나온 결과로,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블록체인 기술이 본격적으로 도입되고 있다는 점과 현 행정부의 규제 접근 방식 변화가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이번 언급 급증은 마크 우예다(Mark Uyeda) 위원장 대행이 이끄는 SEC가 기존의 강경 기조에서 벗어나 규제 정책에 있어 유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과도 무관하지 않다. 실제로 SEC는 최근 유니스왑(Uniswap), 코인베이스(Coinbase), 유가랩스(Yuga Labs), 크라켄(Kraken), 제미니(Gemini) 등 주요 암호화폐 기업들을 상대로 진행하던 여러 고강도 조사들을 종결하였다. 이는 개리 겐슬러(Gary Gensler) 전 위원장이 주도한 '강제 집행 중심' 규제 기조와는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우예다 대행은 1월 말 헤스터 피어스(Hester Peirce) 위원을 중심으로 암호화폐 태스크포스를 신설하고, 이달 중 업계 인사들과의 첫 공개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피어스 위원은 '크립토 맘'이라는 별칭으로 잘 알려진 인물로, 그간 친산업적 입장을 견지해왔다. 이 같은 변화는 규제 경계를 단속하는 방식보다는 산업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블록체인 용어의 언급이 늘어난 것은 기업들이 디지털 자산 관련 전략을 공개적으로 다루는 데 있어 점차 자신감을 얻고 있다는 신호로도 읽힌다. 규제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상장 기업들이 블록체인 기술 도입 계획이나 암호화폐 보유 현황을 SEC 문서에 명시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공식 문서상의 언급 증가는 규제가 완화되었다기보다는 '감시 방식의 변화'를 의미하는 만큼, 업계는 여전히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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