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고위 관계자가 스테이블 코인 '리브라'를 구현하는 데 수십년이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5일(현지시간) CNBC 보도에 따르면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웹서밋(Web Summit) 기술 컨퍼런스에서 ‘칼리브라(Calibra)’ 상품 부문 부대표 케빈 베유(Kevin Weil)는 리브라가 소셜 미디어처럼 빠르게 확산되지 않을 수 있다고 발언했다.
그는 “몇 년이 아니라 수십년이 걸릴 수 있지만 추진할 가치가 있는 프로젝트”라고 덧붙였다.
리브라는 법정화폐 바스켓과 채권에 연결되어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스테이블 코인이다. 페이스북은 리브라를 통해 전 세계에 저렴하고 손쉬운 송금을 제공하고자 한다.
부대표는 평균 송금액의 7%에 달하는 수수료가 발생한다면서 리브라 토큰을 통해 기존 송금 시스템이 가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케빈 베유 부대표는 “페이스북이 만든 금융 상품을 사용하는 게 불편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라며 리브라 관련 우려가 대부분 페이스북에 대한 불신에서 기인한다는 점을 인정했다.
하지만 리브라 생태계의 접근성과 비용 절감 혜택을 누리기 위해 꼭 페이스북 상품을 이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페이스북이 디지털 월렛 자회사 칼리브라를 통해 리브라 수익화 방안을 마련했지만 리브라를 취급하는 수많은 다른 월렛들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대표는 리브라가 “페이팔과 같은 결제 서비스보다는 ‘이메일’에 가깝다”면서, 이메일의 기본 원리인 ‘상호운영성’이 리브라의 핵심 개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메일을 보낼 때, 어떤 이메일 제공업체를 이용할지, 웹사이트를 방문할 때 어떤 브라우저를 사용할지 기업 간에 선택하거나 협력할 필요가 없다. 모든 것이 상호운영 가능한 프로토콜로 구축돼야 한다. 리브라도 동일한 방식”이라고 부연했다.
페이스북은 리브라를 공개한 이후 상당한 규제 압력을 받으면서 최근 마스터카드, 비자 등 주요 협력사 이탈까지 겪었다. 한편, 부대표는 프로젝트 전망을 낙관하면서 “18개월 전 하나의 아이디어에 불과했던 리브라가 현재 21개의 헌신적인 조직들이 참여하는 협회를 두고 있다. 더 많은 기업들이 합류를 검토하고 있어 수가 더욱 늘어날 것을 예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