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브라 프로젝트를 이끄는 데이비드 마커스 페이스북 부사장은 미국이 리브라 견제에 힘쓰는 동안 중국이 암호화폐 시장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18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데이비드 마커스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당국 관계자들이 리브라를 규제하는 방법을 찾으려고 애쓰는 동안 중국은 전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진 디지털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발전은 미국이 가진 영향력에 실질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면서 "우리가 올바른 결론을 내리지 못한다면 5년 후 중국이 그들의 통제된 블록체인 상에서 발행하는 디지털 위안화의 지배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가 "미국의 제재로부터 완전히 차단되고, 보호되는 새로운 디지털 준비통화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데이비드 마커스의 이번 발언은 미국 규제당국과 정치권의 이어지는 공세를 외부로 돌리고자 하는 시도로 해석된다.
미국 규제당국과 정치권은 리브라가 자금세탁 등의 문제로 세계 금융시장 질서를 해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6월 리브라 프로젝트가 공개된 이후 의회 청문회가 열리는가 하면, 최근에는 정치인들이 리브라협회에 참여하고 있는 주요 파트너사들을 압박해 탈퇴하게 만드는 일도 있었다.
당초 리브라협회는 28개 초기 회원사로 시작했다. 하지만 이달 4일 페이팔(PayPal)을 시작으로, 마스터카드, 비자(VISA), 이베이, 스트라이프, 메르카도 파고, 부킹홀딩스 등 주요 파트너 7곳이 연이어 탈퇴했다. 결국 페이스북을 포함한 21곳 회원사가 남아 지난 14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이같은 회원사들의 탈퇴에 대해 스티븐 므누신(Steven Mnuchin) 미 재무장관은 "파트너사들이 협회를 떠나는 이유는 (리브라가) 미국의 자금세탁방지 기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파트너사들이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이 연준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화폐 발행에 뜸을 들이는 동안, 중국은 국가 차원에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에 힘을 쏟고 있다. 디지털 위안화는 지난 2014년 연구 개발에 착수해 현재 완성단계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