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 당국의 거센 반발로 비자, 마스터카드 등 리브라의 핵심 협력업체들이 프로젝트 참여를 재고하고 있다고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매체는 관계자의 말을 인용, 리브라협회 회원사들이 규제 충돌 상황을 부담스러워하고 있으며, 일부 기업들의 경우 공개적으로 프로젝트를 지지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페이스북은 협회 균열을 막기 위해 지난 목요일 워싱턴 DC에서 각 기업의 규제 책임자들을 소집, 논의 자리를 가졌다. 오는 14일에는 협회가 등록된 제네바에 모여 협회 헌장을 검토하고 이사장 임명도 진행할 예정이다.
리브라는 국경의 제약을 받지 않는 새로운 송금 수단으로 금융 시스템 혁신을 도모하고 있다. 금융 수용성을 높이고 해마다 송금 수수료로 사용되는 240억 달러 상당의 비용도 절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품 구입과 서비스 이용에 암호화폐 결제를 지원하는 것도 리브라의 핵심 미션 중 하나다. 만일 비자, 마스터카드와 같은 대형 금융 기업들이 협력하지 않으면 법정화폐-리브라 간 전환, 전 세계 매장 내 리브라 결제 지원 등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협회 정책과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단테 디스파르테 수석은 규제 문제 해소 의지를 강조하며, "규제 기관, 정책 당국과 정기적인 미팅을 통해 자금세탁 및 테러자금지원 방지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페이스북이 회원사와 정보를 충분히 공유하지 않는다는 잡음도 나온다. 일부 기업들은 "페이스북에 불법 금융 활동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을 문의했으나 구체적인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마커스 총괄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리브라 네트워크가 불법 이용을 막을 세부적인 방안을 제공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절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하며, "타당한 우려점들을 차분하고 확실하게 해결해가고 있다"고 밝혔다.
리브라협회 회원사들은 구속력이 없는 의향서에 서명했으며 아직까지 암호화폐 발행과 결제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투자해야 하는 1000만 달러를 납부하지 않은 상태라고 알려졌다.
앞서, 비자 CEO 알 켈리(Al Kelly)도 “리브라에 참여한다는 구속력 없는 의향서(LOI)에 서명했다"며, "다른 27개 기업도 관심을 표현한 것이지 공식적인 참여는 아닐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데이비드 마커스 총괄은 협회 관련 보도가 나온 직후 트위터를 통해 “중대한 변화에는 언제나 어려움이 수반되며 용기가 필요하다. 길고 긴 여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리브라가 성공하기 위해 협력사의 진정한 응원과 지원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