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페이스북 리브라 프로젝트에 대한 대응으로 '공공 디지털 화폐' 검토에 나설 전망이다. 해당 내용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작성한 보고서 초안을 통해 알려졌다.
해당 문서는 핀란드 유럽연합 의장국에서 작성한 초안으로, 오는 8일 유럽연합 재무장관들의 검토를 거쳐 12월 5일 회의에서 채택될 가능성이 있다.
보고서 초안은 자금세탁, 소비자 보호, 결제 시스템 기능, 과세, 사이버 보안 등 민간 암호화폐가 일으킬 잠재 위험 요인들을 기술하며 위험 프로젝트에 대한 전면 금지 가능성도 언급했다. 나아가 이에 대응하기 위해 EU가 공공 디지털 화폐 발행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건은 "유럽중앙은행과 유럽 각 중앙은행들이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의 장단점을 검토해 구체적인 단계를 밟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공 디지털 화폐에 대한 논의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프랑스와 독일도 리브라 같은 민간 암호화폐의 금융시장 위협 가능성을 거론하며 공공 부문이 대안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지난 9월 브느와 꾀레 유럽중앙은행 집행이사는 "공공 디지털 화폐를 통해, 디지털 결제 처리에 필요한 계좌, 금융 중개업체, 청산기관의 기능을 유럽중앙은행이 대신할 수 있다"며 "중앙은행에 직접 자금을 예치하고 전자 현금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 규모가 작았던 다른 스테이블코인과 달리 전 세계 수십억 이용자를 보유한 페이스북 리브라 프로젝트는 지난 6월 공개 이후 각국 정부 및 금융 규제기관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마커스 퍼버(Markus Ferber) 유럽연합 의원은 "집행위원회가 이 문제에 대해 너무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리브라의 위협은 임박했고 암호화폐를 다룰 강력한 규제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