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인공지능(AI)은 수학적 추론과 복잡한 문제 해결 능력을 입증하며 학문적 성과와 산업적 성과를 동시에 이끌었다. 그러나 데이터 부족, 규제 도입 및 윤리적 문제 해결 등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들이 남아 있다.
1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2024년 AI는 생성형 AI(GenAI)의 도약과 학계 수상, 산업 확장을 통해 대중의 주목을 끌었다. AI는 텍스트 생성부터 영상, 음성까지 다양한 형식의 콘텐츠를 창출하며 놀라운 성과를 보여주었다. 오픈AI의 챗GPT 외에도 구글의 제미니(Gemini),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Copilot), 메타의 라마 3(Llama 3) 등이 새로운 기술을 선보였다. 이러한 발전은 AI 기술이 실생활과 산업 전반에 적용되는 속도를 가속화했으며, AI 관련 투자 역시 2023년 21억 달러(약 2조8,000억 원)에서 2024년 138억 달러(약 18조 원)로 6배 이상 급증했다.
AI의 성과는 노벨상 수상을 통해 학문적 인정도 받았다. 제프리 힌튼(Geoffrey Hinton)과 존 홉필드(John Hopfield)는 신경망을 이용한 머신러닝 기초 이론 개발로 물리학상을 받았으며,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하사비스(Demis Hassabis)와 존 점퍼(John Jumper)는 단백질 구조 예측 AI 모델 개발로 화학상을 수상했다. 이러한 연구는 AI가 과학과 공학 분야에서 혁신을 이끌 수 있는 잠재력을 다시금 확인시켰다.
2024년은 AI 칩 제조사 엔비디아(Nvidia)가 시장을 지배한 해이기도 했다. 엔비디아는 AI 훈련과 운용에 필수적인 GPU(그래픽 처리 장치)를 공급하며 3조5,300억 달러(약 4,640조 원)의 시가총액을 기록, 애플을 제치고 세계 최고 기업으로 등극했다. 전문가들은 AI 채택 확대와 관련 기술 수요 증가가 엔비디아의 성장세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엔비디아의 차세대 블랙웰(Blackwell) GPU 출시가 디자인 결함으로 연기되면서 향후 시장 경쟁력 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24년 8월 AI 규제를 강화한 '인공지능법(AI Act)'을 시행했다. 이 법안은 AI의 안전성과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하고, 안면 인식 및 자동화 기술의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규제는 2027년까지 단계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그러나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SB 1047 법안은 혁신 저해 우려로 인해 거부되었다. AI 개발자 책임 강화와 신기술 적용 제한이 문제로 지적되면서, 규제와 혁신 사이의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소형 언어 모델(SLM)은 2024년 AI 발전의 또 다른 특징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은 특정 산업에 특화된 소형 언어 모델을 출시하여 대형 모델 대비 효율성을 높였다. 이러한 소형 모델들은 적은 데이터와 연산 자원으로도 높은 성능을 제공하며, 수학 교육 보조 도구나 산업별 전문 AI 도구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AI 에이전트는 사용자 목표 달성을 지원하는 자동화 도구로 주목받았다. 이들은 의료 분야에서 환자 데이터를 분석하거나 치료 계획을 제안하는 데 활용되고 있으며, 블록체인 기술과의 결합을 통해 스마트 계약 작성 기능까지 제공할 가능성이 열렸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AI 에이전트가 미래의 AI 발전을 주도할 기술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AI의 고도화는 인공지능 일반지능(AGI) 실현 가능성에 대한 논의도 확산시켰다. 오픈AI의 새로운 모델들은 복잡한 수학 및 과학 문제 해결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이며 AGI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 그러나 현재 AI는 중력이나 인과관계 같은 직관적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며, 예상치 못한 상황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도 부족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AGI가 장기적 목표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기술 발전과 안전성 사이의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AI 훈련에 필요한 데이터 부족 문제도 2024년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오픈AI와 구글 같은 개발사들은 대규모 데이터 수집 한계와 저작권 문제에 직면하며 합성 데이터(synthetic data) 활용을 검토하고 있다. 합성 데이터는 현실 데이터를 모방하여 생성된 데이터로, 의료 분야에서 불균형 데이터 보완 등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AI 윤리 문제도 주목받고 있다. AI 개발사 앤트로픽(Anthropic)은 투명한 데이터 수집과 윤리적 AI 개발을 위해 책임 확장 관리를 도입했다. 이는 AI 기술의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예방 조치로 평가받고 있으며, 안전한 AI 개발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2024년 AI는 과학, 산업,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비약적인 성과를 거두었지만, 데이터 부족, 규제 강화, 윤리적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함께 부상했다. AGI 실현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AI 개발을 위한 윤리적 접근과 지속적인 혁신이 향후 AI 발전의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