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2.5% 상승하며 2021년 2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소비자물가지수(CPI)는 미국 소비자가 구입하는 상품 및 서비스의 가격 변동 추이를 측정한 지수로, 미 연준이 통화 정책을 결정할 때 참고하는 핵심 물가지표다.
11일 미국 고용통계국에 따르면 8월 CPI는 전년 대비 2.5% 상승했다.
직전월 2.9%에서 0.4%p 둔화하며 예상치에 부합했다. 2021년 2월 이후 3년 6개월래 가장 낮은 물가상승률이다.
전월 대비 CPI는 직전월 기록 및 예상치와 같은 0.2% 상승세를 기록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해 더 장기적인 방향성을 가리키는 '근원 CPI'는 전년 대비 3.2% 올랐다. 직전월 기록을 유지하며 예상치에 부합했다.
다만 전월 대비 근원 CPI가 0.3% 상승하며 직전월 기록 및 예상치 0.2%를 0.1%p 상회했다.
세부 항목별로 보면 식품 물가는 전년 대비 2.1% 상승, 전월 대비 0.1% 올랐다.
에너지 물가는 전년 대비 4%, 전월 대비 0.8% 하락했다. 휘발유 물가는 전년 대비 10.3%, 전월 대비 0.6% 내렸다.
신차 물가는 전년 대비 1.2% 하락했지만 전월 대비로는 보합세를 보였다. 중고차 물가는 전년 대비 10.4%, 전월 대비 1% 둔화됐다. 교통비는 전년 대비 7.9%, 전월 대비 0.9% 올랐다.
CPI 가중치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주거비 물가는 전년 대비 5.2%, 전월 대비 0.5% 상승하며 전반적인 물가 상승에 기여했다.
혼재된 물가 신호, 금리인하폭 제한
전월 대비 근원 CPI의 상승은 연준이 물가 억제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을 남기면서 다음주 열릴 통화정책 회의에서 공격적인 금리인상이 이뤄질 확률을 크게 낮췄다.
4월 이후 신규 일자리 수가 이전 5개월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연준의 초점은 물가에서 고용으로 이동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고용 위기와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서는 0.5%p의 금리인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프린시플 자산운용(Principal Asset Management)의 수석 글로벌 전략가 시마 샤(Seema Shah)는 "시장이 원했던 보고서가 아니다"라면서 "근원 물가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연준의 0.5%p 금리 경로가 더 복잡해졌다"고 말했다.
샤 수석은 "다음주 정책 조치에 장애물이 되진 않겠지만, 매파적인 통화정책 위원들이 물가의 마지막 부분을 신중히 다뤄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이고, 금리인하폭을 0.25%p로 제한할 강력한 이유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첫 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선물 시장은 0.25%p 인하 확률을 83%까지 증가했다. 0.5%p 인하 확률을 17%로 축소됐다.
8월 물가 발표 이후 미국 지수 선물 시장은 하락 반응했다. 다우 지수 선물은 1.74%, S&P 지수 선물은 1.39%, 나스닥 지수 선물은 1.10% 내렸다. 국채 수익률은 상승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1일 자정 기준 비트코인은 1.43% 하락한 5만5860달러, 이더리움은 1.51% 내린 2291.3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연준은 2022년 3월부터 11회 금리를 인상하고, 작년 6월, 9월, 11월, 12월과 올해 1월, 3월, 5월, 7월까지 금리 동결을 결정하며 현재 23년래 최고 수준인 5.25-5.50%에서 유지하고 있다. CPI는 2022년 6월에 9.1%에서 정점을 찍었다가 강력한 긴축통화 정책에 지속적으로 둔화했다. 지난달에는 2021년 3월 이후 처음 3% 아래로 떨어지며 최소 상승폭을 보였다.
한편, 고용통계국은 이날 별도의 발표에서 평균시간당임금이 CPI 월간 상승률을 넘어서면서 한 달 동안 실질임금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평균시간당임금은 1.3% 상승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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