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말라 해리스(Kamala Harris)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이후 석유와 가스 정책에 대해 거의 언급하지 않고 있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야후 파이낸스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이 최근 발표한 경제 계획에는 에너지 가격 대응 방안이 언급되지 않았다. 반면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전 대통령은 가스와 전기 요금을 낮추기 위해 "드릴 베이비 드릴(drill, baby, drill)"을 반복해서 강조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주 펜실베이니아 유세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최근 수압파쇄공법(프래킹) 금지를 시도하지 않겠다고 발언한 것을 비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2019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프래킹에 반대한 바 있다.
트럼프는 "그녀는 태어날 때부터 사실상 프래킹, 시추, 석유와 가스에 반대해왔다"며 "갑자기 몇 달 전부터 '프래킹을 좋아한다'고 말한다. 아니, 그녀는 프래킹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리스 캠프는 AP통신에 트럼프의 발언이 "중산층을 희생시키면서 석유·가스 기업 임원들을 부유하게 만들려는 자신의 계획에서 주의를 돌리려는 시도"라고 반박했다. 이는 워싱턴포스트(WP)가 트럼프가 석유 기업 임원들에게 10억 달러를 모금해달라고 요청했다는 보도 이후 나온 발언이다.
해리스 부통령의 이력을 살펴보면 조 바이든(Joe Biden)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선정되기 전에는 더 진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2019년 상원의원 시절 해리스는 10년 내 미국을 100% 청정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한 그린 뉴딜을 공동 발의했다. 같은 해 대선 후보 경선 토론회에서는 "프래킹 금지를 지지한다는 데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2020년 부통령 후보로 나섰을 때는 바이든 행정부가 프래킹을 금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모닝컨설트(Morning Consult)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 애리조나, 미시간, 노스캐롤라이나 등 경합주 유권자 대다수가 천연가스와 석유 생산 증대가 에너지 및 공공요금 인하에 도움이 될 것으로 믿고 있다.
에너지 인력 기술 위원회(Energy Workforce and Technology Council)의 팀 타플리(Tim Tarpley) 회장은 "해리스 캠프가 이 문제를 최대한 피하려 할 것"이라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도 이 문제가 거의 언급되지 않았다. 이는 전술적인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해리스가 11월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전기차와 재생에너지 기술 도입을 가속화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주요 친환경 에너지 법안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이행을 더욱 빠르게 추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피닉스 캐피털의 매트 윌러(Matt Willer) 파트너는 "녹색 에너지 가속화를 위한 많은 세금 공제와 인센티브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화석연료 생산에 대한 처벌적 과세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은 여전히 세계 최대 석유 생산국이자 LNG 수출국이며, 생산량도 최고 수준에 근접해 있다. 에너지 기업들은 바이든 행정부 시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으로 사상 최대 이익을 기록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사만다 그로스(Samantha Gross) 에너지 안보·기후 이니셔티브 국장은 "석유 생산이 계속될 것이고, (해리스 행정부가) 이를 막으려 하지는 않겠지만, 100% 더 나아지고 깨끗해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 속보를 실시간으로...토큰포스트 텔레그램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