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진영이 이란의 해킹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해킹된 자료 공개에 대한 입장을 180도 바꿔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 선거 캠프가 최근 이란의 해킹 공격을 받았다고 발표하면서 해킹된 자료 공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했다. 스티븐 청(Steven Cheung) 캠프 커뮤니케이션 디렉터는 성명을 통해 "해킹된 문서나 내부 통신을 재인쇄하는 언론이나 뉴스 매체는 미국의 적들의 의도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가 힐러리 클린턴(Hillary Clinton)의 이메일 해킹을 공개적으로 환영했던 것과는 상반된 입장이다. 당시 트럼프는 "러시아, 듣고 있다면 3만 개의 사라진 이메일을 찾아내길 바란다"고 말하며 해킹된 자료 공개를 적극 지지했다.
현재 트럼프 캠프의 해킹 상황은 아직 불분명하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금요일 이란 해커들이 한 대선 캠프 관계자의 계정을 침투하려 시도했다고 보고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토요일 트럼프 캠프는 해킹당했다고 발표했지만 어떤 계정이 침해됐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2016년 대선 당시에는 러시아 해커들이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민주당 의회 선거 위원회(DCCC), 클린턴 캠프 선대본부장 존 포데스타(John Podesta)의 개인 계정에서 수천 개의 이메일을 빼냈다고 정보 당국이 밝혔다. 트럼프는 당시 유출된 자료를 선거 유세에서 적극 활용했고 "위키리크스를 사랑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펜실베이니아대학의 캐슬린 홀 제이미슨(Kathleen Hall Jamieson) 교수는 2016년 해킹에 대한 언론 보도가 트럼프의 당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제이미슨 교수는 "트럼프가 선거에 유리한 말을 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는 일관성을 걱정하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2016년 클린턴 캠프 대변인이었던 닉 메릴(Nick Merrill)은 "선례가 만들어졌다. 내가 판단을 내리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캠프의 입장 변화에 대해 "특유의 위선에 더해, 그들은 지난 3주 동안 자신들이 이상하지 않다고 설명하려 애썼다. 내부 서신을 공유하는 것이 그런 인식을 불식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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