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미국 물가 상승 압력을 만들었던 고용시장 과열이 냉각되고 있다는 신호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17일(현지시간) 연준은 1월 베이지북(경기동향 보고서)를 통해 "거의 모든 지역에서 구직 대기자 증가, 이직률 감소, 기업의 선별적 채용 확대, 임금 상승 압력 완화 등 고용시장 냉각을 시사하는 요인이 1개 이상 확인됐다"면서 "많은 지역의 기업들이 내년 임금상승 압력이 둔화하고 임금상승률이 둔화할 것으로 기대했다"고 밝혔다.
베이지북에 따르면 7개 지역만 전반적인 고용 수준에 변화가 거의 없거나 전혀 없다고 보고했다. 4개 지역에서 고용 증가 속도가 완만하거나 보통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고용시장은 팬데믹 이후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상태를 지속하면서 높은 물가를 고착화하는 요인으로 지목돼 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물가 개선의 선행 지표가 고용 냉각이라는 점을 거듭 밝혀왔다.
이번 고용 냉각 조짐은 견조한 고용이 지속되면서 물가 상승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나왔다. 앞서, 12월 비농업 부문은 예상치와 이전 기록을 넘는 21만6000개 일자리를 창출하며 견조한 고용 상태를 나타낸 바 있다 .실업률도 3.7%로 낮게 유지됐다.
연준은 미국 전역의 제조업 활동 역시 감소했고, 고금리로 인해 자동차, 부동산 거래가 제한적이었다고 밝혔다.
한편, 작년 12월부터 1월 초까지 전반적인 경제활동은 거의 또는 전혀 변화가 없었다고 전했다.
소비지출의 회복력이 최근 몇 주간의 미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됐다고 평가하면서 "소비자는 대부분 지역에서 기대에 부응했으며 뉴욕을 포함한 3개 지역에서는 기대를 초과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상무부가 발표한 12월 소매판매도 호조를 보인 바 있다. 작년 12월 미국 소매판매는 계절 조정 기준 전월 대비 0.6% 증가한 7099억 달러를 기록했다. 전망치 0.4%를 웃돌았으며 직전월 기록 0.3% 대비 두 배 컸다.
대부분의 지역 기업들은 "미래 성장에 대한 기대가 긍정적이거나 개선되었거나 둘 다"라며 낙관적 견해를 나타냈다. 다만 상업용 부동산, 총수요 약화, 미 대선 등은 경제 불확실성 요인이 되고 있다고 답했다.
베이지북은 미국 12개 연방준비은행(연은)이 관할 지역별로 은행과 기업, 전문가 등과 접촉해 최근 경제 동향을 수집한 보고서다. 보통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2주 전에 발표된다. 이번 베이지북은 1월 8일까지 진행된 설문조사 결과를 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