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재무부가 의회에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추가적인 집행 및 제재 권한을 요구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월리 아데예모 재무부 차관은 의회에 "암호화폐 산업 내 불법 행위자를 추적하기 위해 재무부 권한을 강화하고 관련 툴과 자원을 확대해야 한다"며 입법 노력을 촉구했다.
그는 자국민이 개입하지 않은 거래, 해외 거래에도 관여할 수 있는 권한 등 다양한 추가 집행·제재 방안들을 제안하며 이 같은 요구가 '상식적인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재무부는 하마스의 암호화폐 자금 조달, 10만건이 넘는 바이낸스의 불법 거래 지원 등을 언급하며 암호화폐 불법 금융의 심각성을 피력했다.
아데예모 차관은 자금 조달 및 이동 방식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지만 당국들은 과거와 동일한 상태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마스를 포함한 테러 조직들은 자금 이동 및 보관, 거래 은폐를 위한 새로운 가상의 방식들을 채택하고 있다"면서, 믹서(mixer) 등 거래 파악이 어려운 암호화폐 네트워크 및 서비스 등을 언급했다.
아데예모 차관은 "테러리스트와 범죄자들이 불법 금융 접근법을 혁신하고 있는 만큼 당국은 이를 따라잡을 도구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무차관은 테러를 지원한 거래소에 대해 2차적인 제재 방안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이는 미국 금융 시스템에서 제재 기업만 차단하는 것을 넘어 제재 기업과 거래를 지속하는 기업까지 차단하는 것을 말한다.
재무차관은 이 같은 2차 제재 체계를 통해 정부가 전통 금융권만큼 가상자산 업계에 대해서도 통제력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재무부가 테러 지원 암호화폐 기업과 서비스를 추적할 수 있도록 은행비밀법(BSA) 개정을 제안했다.
아데예모 재무차관은 은행비밀법에 ▲암호화폐 거래소 ▲가상자산사업자(VASP) ▲가상자산 월렛 제공업체 ▲일부 블록체인 검증 노드 ▲탈중앙화 금융(DeFi, 디파이) 서비스 등을 포함하는 '새로운 금융기관 분류'를 만들어 이들에게 자금세탁방지 요건을 충족할 의무를 부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무 당국은 "중앙집중형이 아닌 '디파이 플랫폼'은 BSA에 따른 특정 요건을 적용받을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디파이 역시 BSA와 자금세탁 규칙을 준수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는 입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재무부는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이 '테러 자금 조달을 위한 일반적인 도구'라면서 관련해 더 많은 감독 권한이 필요하다고도 밝혔다.
모든 달러 거래와 마찬가지로 재무부의 해외자산통제실(OFAC)이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거래에 대해 치외법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법률 상의 명시적 승인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아데예모 차관은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관할권 밖에서 달러를 사용할 수 있는 특권이 발생한다는 점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미국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테러리스트가 자체 플랫폼을 악용하지 못하도록 방지하는 절차를 마련하지 않을 경우 미국 달러를 이용할 수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재무부는 북한 해킹 단체 '라자루스' 등의 암호화폐 자금세탁에 이용된 믹싱 프로토콜 신바드(Sinbad)에 제재 조치를 가했다. FBI와 네덜란드 금융정보수사국(FIOD), 핀란드 국가수사국도 신바드의 웹사이트를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