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 아데예모 미국 재무부 차관이 암호화폐 기업들을 대상으로 테러단체 자금조달 관련한 제재 강화를 촉구했다.
아데예모 차관은 2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일부 암호화폐 기업들이 테러자금조달을 제재하기 위한 조치를 충분하게 취하지 않고 있다"며 "방관이 계속될 경우 미국과 동맹국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테러리스트들의 자금 이동을 막기 위해 각국 금융기관 및 업계 기업들과 협력중"이라며 "방관하는 플랫폼을 적발할 경우 모든 조치를 동원해 제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이전부터 북한 정보기관 총무성 소속 라자루스의 해킹 활동과 관련해 수차례 업계의 협력을 요구한 바 있다.
지난달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라자루스의 암호화폐 탈취 총 금액은 약 17억 달러(한화 약 2조2700억원)에 달한다. 탈취금의 용도는 대부분 북한의 정권유지 및 군사개발 비용으로 알려져 있다.
듄애널리틱스에 따르면 라자루스가 보유한 암호화폐는 총 4700만 달러(한화 약 627억원) 상당으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BNB 등이다. 듄 애널리틱스는 "알려진 것보다 보유량이 더 많을 것"이라며 "데이터에 잡힌 물량은 최소치"라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팔레스타인의 무장정당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의 무력분쟁이 심화되며 테러자금에 대한 경계심이 한층 더 짙어지고 있다.
지난 9일부터 시작된 무력 충돌에 그동안 월스트리트저널과 로이터, 파이낸셜타임즈 등 외신들은 "하마스가 암호화폐 기부금을 통해 거액의 자금 조달을 해왔다"는 내용이 담긴 보도를 수차례 냈다. 당시 하마스가 암호화폐 계좌로 이와 관련해 벌어들인 돈은 4100만 달러(한화 약 550억원)에 달한다고 알려지자 재무부는 공식적으로 하마스에 대한 자금줄 차단을 발표했다.
이를 두고 "생각보다 하마스의 테러자금으로 흘러들어간 비용은 미미할 것"이라는 의견과 함께 "암호화폐를 테러 등 불법행위에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주장 등이 나왔지만 미국 재무부의 기조가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20일 미국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 핀센)는 '암호화폐 믹서'를 '주요 자금세탁 우려 대상'으로 분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해당 규칙 제정안이 시행될 경우 재무부는 암호화폐 거래 추적을 어렵게 만드는 '암호화폐 믹싱' 서비스에 대한 개입이 가능해진다.
재무부 측은 "암호화폐 믹서가 '주요 자금세탁 우려 대상'으로 지정될 경우 거래에 대한 '추가 실사 및 특별 주의 요구'부터 '계좌 개설·유지 금지'까지 미국 금융기관의 믹서 이용에 제약을 두며 당국의 개입이 가능해진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