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은행감독청(EBA)가 규제 강화를 위한 새 지침을 마련할 예정이다.
EBA는 현재 유럽의 암호화폐 규제에 대해 "자금세탁방지(AML)와 테러자금조달방지(CFT)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며 규제 강화 필요성을 밝혔다.
이번 방침은 유럽 내에서 지속적으로 나왔던 규제 허점에 대한 비판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유럽중앙은행(ECB) 관계자들은 이를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안드레아 엔리아 ECB 은행감독위원회 위원장이 "암호화폐는 더 엄격히 규제돼야 한다"며 "현재 시스템은 일부 안전장치를 우회할 수 있는 사각지대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에 대한 즉각적인 수정을 촉구하며 "현재 상황에서는 개인 고객에 대한 효과적은 보호 장치를 마련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ECB 규제 금융기관 리스트에 암호화폐 자산 서비스 제공업체가 시급히 추가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역시 규제 강화를 수차례 촉구하며 투자와 불법 행위를 비판했다. 그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준하는 기관이 유럽에도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6월 미카법(MiCA) 서명 당시 자금세탁방지법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지적에 별도의 자금세탁방지법도 함께 통과됐지만 현지에서는 이것만으로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당시 통과됐던 자금세탁방지법은 암호화폐 제공업체가 자금 이체 시 고객 신원을 확인하는 절차를 의미한다. 거래소 인가 취소 제도가 있긴 하지만 이는 '법을 심각하게 위반하거나 금융안정에 위협을 초래하는 경우'로 정의돼 다소 기준이 모호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내년 2월 26일(현지시간)까지 EBA는 관련 기관과 업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기간을 가진다.
이번 과정에는 지급결제서비스제공자(PSP)와 암호화폐서비스제공자(CASP) 간의 자금세탁방지와 테러자금조달금지제도 기준을 일괄적으로 병합하는 것도 제안됐다.
EBA는 시행 시기에 대해서는 "의견 수렴 뒤 2024년 12월 30일부터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