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소비자 및 생산자 물가에서 기대 이상의 둔화세가 확인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인사들은 확실한 물가 진전을 인정하면서도 다음 정책 방향에 대한 판단은 유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13일 나온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3.2% 상승하며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고, 전월 대비로는 변동 없는 수준을 유지했다. 식품,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도 전년과 전월 기록 모두 예상치를 하회했다.
다음 날 나온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년 대비 1.3%, 전월 대비 -0.5%를, 근원 PPI는 전년 대비 2.4%, 전월 대비 0.0%를 기록하며 둔화세를 보였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인 리사 쿡 연준 이사는 최근 연설에서 과잉 긴축의 문제를 언급했다. 직접 CPI를 거론하진 않았지만 연준이 금리를 과도하게 인상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을 경고하며 적절한 정책 전환 필요성을 시사했다.
현재 연준은 금리를 22년 최고 수준인 5.25-5.50%까지 올린 상태다. 차입 비용이 높아져 가계와 기업 재정에 부담을 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실업을 야기할 수 있는 경기침체에 빠지지 않기 위해 연준이 몇 개월 안에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리사 쿡 연준 이사는 여전히 경제 성장 추세와 소비자 지출 모멘텀이 남아 있어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의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긴축적 재정 여건으로 인해 경제 일부가 안고 있는 부담이 추가적인 스트레스의 전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불필요하게 경제 활동과 고용이 급감하는 경기침체 발생 위험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브랜드 연은 총재는 16일 CNBC 인터뷰에서 물가 개선을 인정하지만 물가 전쟁에서 승리한 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물가 작업이 뚜렷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물가상승률이 적절한 시기에 2%로 돌아갈 것이라는 더 많은 증거를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클리브랜드 연은 총재는 아직 향후 금리 방향에 대한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정책적으로 보다 균형 잡힌 좋은 상황에 와있다고 생각하지만, 다음 정책이 어떻게 될지 지금 당장 확정할 수는 없다"면서 "데이터와 경제 변화가 예측한 대로 움직이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연준은 1970년 과소 긴축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단기 데이터를 통해 추세를 단정할 수 없고, 목표치 2%에 도달할 때까지 작업 완수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CME 페드워치에서 12월 금리 인상 확률은 한 달 전 34%에서 현재 0.2%로 떨어졌다. 선물 시장 일부는 내년 1월부터 금리 인하(0.2%) 가능성을 반영하기 시작했다. 3월에는 금리 동결 확률이 67.5%로 훨씬 우세하긴 하지만 금리 인하 확률도 31.7%까지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