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 무역 파트너들을 겨냥한 '상호주의 관세(Reciprocal Tariffs)'를 공식 발표하며, 글로벌 시장에 충격파를 던졌다. 이번 발표는 미국의 무역 불균형 해소와 국산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미국 소비자와 동맹국 모두에게 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급증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미국과 무역을 하는 모든 국가에 동일한 수준의 수입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으로, 상대국이 미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세금과 동일한 비율의 관세를 미국도 그대로 적용하겠다는 원칙에 기반했다. 하지만 미국 내 경제 전문가들은 이 방식이 글로벌 공급망에 혼란을 초래하고, 결과적으로 미국 가계 부담을 증가시키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일상 소비재와 전자제품을 대량 수입하는 리테일 업계와 항공·자동차 산업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애플의 아이폰을 포함한 전자제품도 대폭 가격이 인상될 수 있으며, 일부 분석에 따르면 새로운 관세 체계 하에서는 아이폰 한 대의 소비자 가격이 3,500달러(약 511만 원)를 초과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됐다.
글로벌 무역 질서에 대한 공격으로 평가되는 이번 발표는 주요 동맹국과의 관계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유럽연합(EU), 캐나다, 일본 등 미국과 오랜 동맹을 유지해온 국가들은 이미 대응 조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일부 국가는 보복 관세를 예고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무역기구(WTO)에서도 이번 조치가 과도한 보호무역주의를 조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정책을 통해 미국 공장과 일자리를 되살리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고 있지만, 월가에서는 오히려 경기 침체 가능성을 재점검하는 분위기다. 이날 뉴욕증시도 관세 발표 직후 극심한 하락세를 보이며 다우지수는 2,200포인트 이상 급락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5% 이상 하락했다.
경제 분석가들은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일종의 ‘정치적 무기화’ 양상을 띄고 있으며, 2025년 대선을 앞두고 제조업 기반 유권자층 결집을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그 대가로 미국 내 인플레이션 자극과 기업 이익 감소라는 경제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은 명확해 보인다.
이번 관세안은 실질적인 경제 성장이 아닌 단기 정치 효과에 초점을 맞춘 조치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으며, 업계는 조만간 주요 산업계의 로비가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