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금융정보감시기구 오스트랙(AUSTRAC)이 거래 활동이 없는 암호화폐 거래소들에게 자발적으로 등록을 취소하지 않으면 강제로 등록을 폐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오스트랙은 등록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427곳의 암호화폐 거래소 중 상당수가 사실상 비활성 상태라고 판단하고 이들이 범죄자들에게 악용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오스트랙은 4월 29일 발표한 자료에서 일부 비활성 거래소가 실제로는 운영되지 않으면서 외부로부터 인수돼 사기나 자금세탁 같은 불법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해당 기관은 최근 거래 활동이 끊긴 것으로 보이는 거래소들을 대상으로 개별 접촉에 돌입했으며, 사용 여부를 명확히 하지 않을 경우 등록 취소 절차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브렌던 토머스(Brendan Thomas) 오스트랙 국장은 "오스트랙에 등록된 사업체는 서비스 제공 여부 등 등록 정보가 정확히 유지돼야 한다"며 "더 이상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이런 정보도 반드시 갱신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등록만 유지한 채 방치하고 있는 사업자는 '사용하지 않으면 잃게 될 것(use it or lose it)'임을 분명히 알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주 정부는 그동안 자국 내 암호화폐 산업의 투명성과 보안 수준을 제고하기 위해 다양한 규제 조치를 시행해 왔다. 특히 이번 조치는 사업 실체 없이 외형만 유지되는 거래소가 자금세탁 통로로 활용되는 것을 차단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암호화폐 범죄에 대한 국제적인 경계가 높아지는 가운데, AUSTRAC은 등록만 되어 있을 뿐 활동이 없는 거래소가 불법 네트워크의 진입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하고 조기 차단에 나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