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불확실한 거시경제 상황과 규제 환경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은 전기 대비 0.4% 소폭 증가하며 탄력적인 상태를 유지했다.
바이낸스 리서치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보고서를 발간, 올해 2분기 암호화폐 산업 현황 및 시장 동향을 조명하며 시장이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초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바이낸스·코인베이스 기소에 2만5000 달러(한화 약 3210만원) 초반까지 무너졌던 비트코인은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신청에 살아나 3만 달러(한화 약 3850만원)를 웃도는 수준에서 분기를 마감했다.
시장 심리를 보여주는 암호화폐 공포·탐욕 지수는 4월 17일 69포인트로 분기 고점을 기록하고, 최종 56 포인트로 2분기를 마쳤다.
전기 대비 7포인트 낮은 수준이지만, 중립 구간에서 한때 '공포' 구간까지 갔던 지난 1분기와 대조적으로 계속해서 50선을 상회하며 긍정적인 심리를 유지했다.
한편, 시총이 10억 달러(한화 약 1조2870억원)를 넘는 암호화폐 유니콘 수는 지난 1분기 54종에서 2분기 40종으로 25.9% 감소했다.
SEC는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를 기소하면서 일부 알트코인을 '미등록 증권'으로 분류했다. 이 같은 규제 압박이 투자 기피 현상으로 이어져 전반적인 시총 감소를 초래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가총액 3위권은 2021년부터 올해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을 제외하고 비트코인, 이더리움, 바이낸스 코인(BNB)이 순위를 지키고 있다.
올해 가장 강력한 회복력을 보인 암호화폐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라이트코인, 솔라나이다. 라이트코인은 이달 2일 반감기를 앞두고 관심이 커지면서 순위 상승이 있었다.
2분기 동안 암호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의 비중은 더 커졌다.
전통 금융기관들이 현물 ETF 신청을 통해 비트코인 잠재력에 대한 지지를 시사하는 가운데 2분기 비트코인은 5.4%에 달하는 시장점유율을 추가했다.
◇ 레이어 1 블록체인 활성 수준 개선
블록체인 레이어 1 생태계는 2분기 더욱 활성화된 모습을 보였다.
가격 측면에서는 비트코인이, 일일 트랜잭션과 고유 주소 수 측면에서는 아발란체가 우수한 성과를 냈다.
레이어 1 모두 전반적인 트랜잭션 증가세가 나타났다.
2분기 이더리움, BNB체인, 아발란체, 솔라나 4개 레이어 1에 걸쳐 평균 44%의 트랜잭션 증가가 있었다.
아발란체는 2분기 동안 트랜잭션이 175% 증가, 최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BNB는 전기 대비 5% 증가했다.
반대로 이더리움은 4%, 솔라나는 1%의 트랜잭션 감소가 발생했다.
체인별 일평균 활성 주소에서도 아발란체가 압도적인 실적을 기록했다.
아발란체는 일평균 활성 주소 기준 109% 성장했다. BNB체인도 50%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반면, 이더리움은 18%, 솔라나는 69% 크게 감소했다.
보고서는 "BNB체인 활성 주소 수는 3분기 연속 증가한 반면, 이더리움과 솔라나는 9개월 동안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레이어 1 공식 계정의 누적 트위터 팔로워 수는 전반적으로 증가했다.
이더리움(@ethereum)은 300만 팔로워를 보유하며 선두를 지키고 있지만 증가세가 주춤한 모습이다.
BNB체인(@BNBChain)은 2분기 3% 증가하며 이더리움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아발란체는 팔로워 수가 6% 증가하며 탄력을 받고 있다.
비트코인 현황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신탁(GBTC)의 기초 자산 대비 할인율이 2분기 동안 크게 개선됐다.
지난해 40%를 넘어갔던 GBTC 할인율은 지난 1분기 말 36.7%에서 2분기 말 기준 30.2%까지 할인율을 좁혔다.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 이후 GBTC의 ETF 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2022년 7월 이후 최저 할인율을 기록했다.
지난 2분기 비트코인 가격은 7% 상승하며 3만 달러를 넘어섰지만 거래소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4.2% 줄었다. 1분기 해당 기록은 0.5% 증가세를 보인 바 있다.
보고서는 "직접 수탁(self-custody) 수요가 증가하고, 새로운 월렛 인프라가 부상하고 있어 거래소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향후 더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더리움 현황 2분기 동안 이더리움 평균 트랜잭션 수수료가 올랐다.
평균 트랜잭션 수수료는 1분기 4.8 달러(한화 약 6160원)에서 2분기 8.8 달러(한화 약 1만1300원)까지 82% 증가했다. 5월 5일 27.60 달러(한화 약 3만5450원)로 최고점을 찍었다.
이는 페페(PEPE) 같은 밈코인 인기가 단기 상승 모멘텀을 만든 가운데 차익실현 움직임이 발생, 온체인 트랜잭션이 급등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이더리움 유통량 중 스테이킹 비중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2분기 스테이킹 이더리움은 2590만개, 43.7% 늘었다.
4월 12일 출금 기능을 활성화한 샤펠라(상하이+카펠라) 업그레이드 이후 스테이킹 수익 기대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5월 스테이킹 물량 380만 ETH이 빠르게 늘어나는 모습이 나타났다.
BNB체인 현황 2분기 BNB체인의 평균 트랜잭션 수수료는 0.21 달러(한화 약 270원)로, 1분기 0.25 달러(한화 약 320원)에서 43.2% 감소했다.
보고서는 "블록체인 활동 증가에도 수수료가 감소한 것은 트랜잭션 비용을 5기위(Gwei)에서 3기위로 낮추자는 커뮤니티 제안 때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BNB체인은 테스트넷 단계에 있는 자체 레이어2 롤업 'opBNB'도 공개하는 등 계속해서 수수료 절감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BNB체인에서는 탈중앙화 거래소(DEX)와 대출 부문이 여전히 총예치액(TVL) 기준 상위 디앱(dApps)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최대 디앱은 팬케이크스왑으로 지난 2분기 15억2100만 달러(한화약 1조9530억원)의 TVL를 기록했다. 팬케이크스왑은 V3 출시를 통해 유동성 자본 효율성을 더욱 개선했다.
이어 비너스프로토콜이 6억8790만 달러(한화 약 8836억원)의 TVL을 기록하며 BNB체인 2위 디앱에 올랐다.
◇ 디파이 시장 TVL 442억 달러, 전기比 11% ↓
2분기 디파이 시장의 총예치액(TVL)은 442억 달러(한화 약 56조8854억원)를 기록, 전기 대비 11.2% 감소했다.
지난 2월 500억 달러(한화 약 64조원)에 육박했던 디파이 TVL은 6월 442억8000만 달러(한화 약 56조8770억원)까지 내려갔다.
다만, 디파이 시장은 여전히 작년 12월 최저치를 크게 웃도는 수준을 유지 중이다.
이더리움, 트론, BNB가 디파이 시장을 점하고 있다.
2분기에는 트론이 1.9%, 아비트럼은 0.3%의 시장점유율을 추가하며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
TVL 기준 최대 디앱은 유동성 스테이킹 프로토콜 '리도'이다.
샤펠라 업그레이드 이후 스테이킹 수요가 증가한 가운데, 2분기에도 리도 TVL은 110억 달러(한화 약 14조1290억원)에서 149억 달러(한화 약 19조1390억원)까지 증가하며 선두 자리를 굳혔다.
경쟁 유동성 스테이킹 프로토콜 로켓풀은 팬케이크스왑을 제치고 TVL 10위권에 진입했다.
DEX 거래량 대비 중앙화 거래소(CEX) 거래량 비율은 2분기 4% 증가했다.
밈코인 열기가 상당한 온체인 거래를 촉발한 5월 DEX/CEX 비율이 가파르게 상승해 22% 정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직접 수탁 추세와 함께 CEX 거래량이 감소한 것 역시 DEX/CEX 비율 상승에 영향을 줬다.
현재는 안정화됐지만 6월 말 기준 16.8%를 기록하며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최대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는 2분기에도 시장점유율을 1.2% 확대하며 선두를 지켰다.
테더는 은행 위기에 휘말렸던 USD코인(USDC), 규제 문제로 사용자 및 자금 이탈을 겪은 바이낸스 스테이블코인(BUSD)의 물량을 흡수하며 현재 60% 이상의 시장을 점하고 있다.
2분기 해킹 피해 규모는 1억4400만 달러(한화 약 1849억원)를 기록했다.
아토믹 월렛 해킹에서만 약 1억 달러(한화 약 1284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또한 2분기 해킹 피해 자금은 대부분 회수하지 못한 상태라고 알려졌다.
◇ NFT 시장, 판매량 23%↓·가격 19% ↓
대체불가토큰(NFT)-500 인덱스 기준 2분기 NFT 판매량은 전기 대비 23% 감소했다. 가격 역시 19% 하락세를 보였다.
제프리 황(MACHIBIGBROTHER), 프랭클린이즈보어드(Franklinisbored) 같은 고래 NFT 보유자들이 보어드 에이프 요트 클럽(Board Ape Yacht Club, BAYC)을 처분하면서 바닥가(컬렉션 최저가)를 크게 낮췄다.
아주키는 오리지널 컬렉션과 유사한 '엘리멘탈' 컬렉션 논란과 함께 바닥가가 폭락, 전체 NFT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 1분기 블러 에어드롭과 함께 급증했던 고유 구매자 수는 2분기 61% 감소했다.
블록체인별로 보면 이더리움과 솔라나 NFT 시장은 줄어들고 BNB 및 기타 레이어 1 기반 NFT 시장은 증가했다.
이더리움은 판매량 기준 NFT 시장을 가장 크게 점하고 있지만, 지난 2분기에는 시장점유율이 17% 줄었다. 솔라나도 3.2%의 시장점유율 감소가 있었다.
이뮤터블엑스와 플로우는 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BNB의 NFT 판매량은 2.4% 증가했으며 그 외 기타 레이어1 NFT 판매량은 17.9% 증가했다.
월간 NFT 거래 건수는 2분기 내내 증가해 종합 27%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4월 990만건의 거래가 이뤄지며 최고 기록을 세웠다.
한편, 올 들어 잠시 약반등했던 NFT 시세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반적인 NFT 시장 및 우량 컬렉션 시세 하락으로, 이더리움 NFT를 추종하는 'NFT-500 가격 지수'는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부문별로 보면 메타버스 NFT가 가장 큰 하락 움직임을 보였다. 반면 아트 NFT는 가장 적은 하락폭을 기록했다.
블러는 거래량 기준 최대 NFT 마켓플레이스 자리를 지키고 있다.
BLUR 토큰을 통한 인센티브 정책에 따라 블러에서 가장 많은 NFT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마켓플레이스 자체 NFT 대출 상품 '블렌드'를 출시해 더욱 거래를 활성화하고 있다.
오픈씨는 활성 이용자 기반 기준 최대 NFT 마켓이다. 한편, 오픈씨는 2분기 '오픈씨 프로 애그리게이터'를 출시하며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 '초기' 단계...BNB 선두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는 BNB체인(34.6%) 이더리움(19.1%), 폴리곤(13.6%)이 주도하고 있다. 해당 3개 블록체인이 시장점유율을 70% 가까이 점하고 있다.
블록체인 게임 부문은 아직 초기 단계에 와있다.
가동 중인 게임 비중은 27.6%이며 대부분 아직 개발 단계에 있다. 전기 대비 알파 단계 게임 비중은 1%, 프리세일 단계는 0.6%, 베타 단계는 0.5% 증가했다.
현재는 웹 게임(웹+윈도우)이 모바일 게임(안드로이드+iOS)를 앞서며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를 주도하고 있다. 콘솔 게임 비중은 크게 뒤처지고 있다.
30일간 활성 사용자 기준 게임 허브 '이스크라', NFT 메타버스 게임 '에일리언월드', 가메타의 하마 대시, 디파이 킹덤, 스플린터랜드 등이 가장 많은 인기를 모으고 있다.
시가총액 기준 상위 5개 게임 토큰은 더샌드박스(SAND), 디아더사이드(OTHER), 디센트럴랜드(MANA), 액시인피티티(AXS), 위믹스플레이(WEMIX) 순이다.
5개 암호화폐 중 메타버스 관련 토큰이 3개 자리를 차지하며 약진했다.